제 직업은 쇼독, 연예인이죠…‘전문직 강아지’를 만나봤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9.15

펫 톡톡

클래스가 다른 전문직 ‘댕댕이’ by 펫 톡톡

가정에서 반려인에게 사랑을 주는 ‘내 새끼’와 달리 직업이 있는 ‘댕댕이’가 있습니다. 인명구조견·마약탐지견·군견·안내견·쇼독·헌혈견 등으로 불리는 녀석들입니다.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때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하기에 특별한 자질과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런 직업견들의 일과는 어떨까요? 고질적인 직업병과 스트레스는 없을까요? 퇴근 후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녀석들의 일터로 직접 찾아가 만났습니다. 직장 생활의 애환과 생생한 현장 경험담을 직장견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 봤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 🐕
댕댕이들의 연예인 ‘쇼독(Show dog)’입니다.

쇼독 도베르만 '마쿠'.

쇼독 도베르만 '마쿠'.

안녕하세요. 쇼독(Show dog)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베르만 핀셔(Dobermann Pinscher) ‘마쿠(4)’입니다. 제가 요즘 하는 일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최근에는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체육관에서 열린 ‘2023 KCC Classic Dog Show’에 참가했어요. 대회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해서 준비를 하는데, 이미 분위기는 상당히 뜨거웠어요. 대회장 곳곳에서 꽃단장하는 선수들이 있고, 분주하게 무대를 돌며 리허설을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니 가슴이 쿵쾅거리고 자연스레 마른 침을 삼키게 되네요. 그래도 지난해부터 쇼에 열심히 참가한 경험 덕분에 긴장되는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힐 수 있었네요.

출전을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는 마쿠.

출전을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는 마쿠.

경기 출전에 앞서 김상준 견주(왼쪽)와 핸들러 등이 출전 순서를 확인하고 있다.

경기 출전에 앞서 김상준 견주(왼쪽)와 핸들러 등이 출전 순서를 확인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도베르만 핀셔는 어떤 강아지 일까요?

도베르만 핀셔(Dobermann Pinscher)는 독일에서 탄생했어요. 세금 징수관이자 개 사육장을 운영했던 ‘프리드리히 루이 도베르만(1834.1~1894. 6)’이라는 사람이 키우고 있던 개들을 교배(저먼 핀셔와 올드 저먼 셰퍼드 개량 추정)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죠. 힘이 세고 똑똑한 특성 때문에 제1, 2차 세계대전 전후에는 경비견·경찰견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어요.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등에서 열린 도그쇼 무대에 오르게 됐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쇼독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종이에요.

아! 도그쇼를 잘 모르시는 분들께 잠시 설명해 드릴게요. 도그쇼는견종의 고유 표준을 잘 간직한 강아지챔피언으로 선정해요. 올바른 번식을 통해 유전적인 질병을 줄이고, 견종 유지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요. 벌써 15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죠. 미국의 ‘웨스트 민스턴 도그쇼’는 1877년에 시작했고 영국에서는 1886년 찰스 크러프트가 테리어 종을 위해 처음으로 행사를 열었다고 해요. 대한민국은 한국애견연맹과 한국애견협회에서 주기적으로 국제 및 국내 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지요.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쇼에 참여하는 강아지는 10개 그룹으로 분류(한국애견연맹기준)하는데요. 저는 그중 불독·슈나우저·샤페이 등과 함께 2그룹에 속해 있어요. 저희 그룹은 튼튼한 골격과 호전적인 성격을 가진 강아지들이 모였다는 게 특징이에요. 대회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같은 방식의 경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데요. 1차전에서는 각 그룹의 개별 종(암컷과 수컷, 생후 나이 등을 고려)을 심사해 최고의 한 마리(BOB=best of breed)를 선발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