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임금이 왜 자꾸 올라? ‘금리 고민’ 파월의 골칫거리

  • 카드 발행 일시2023.08.10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하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고민에 빠졌다. 이른바 ‘L-퍼즐(puzzle)’ 탓이다.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렸는데도 노동(Labor)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2023년 8월 4일 발표된 7월 실업률이 3.5% 수준이다.

실업률 3.5%는 역대급으로 낮다. 2019년 최저일 때와 같은 수준이다. 미 경제의 황금기(1950~73년) 이후 실업률이 3.5% 수준까지 떨어진 적은 두서너 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2023년 7월 실업률을 실직자 수로 표시하면 584만 명이다. 일자리 찾기를 하는 사람 가운데 취직하지 못한 사람이 그 정도란 얘기다. 이 또한 역대급으로 적은 수치다.

파월이 당혹할 수밖에 없다. 그는 2022년 3월 이후 아주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스티브 행키(경제학) 존스홉킨스대 교수의 표현대로라면 “패닉에 빠져 밀린 숙제하듯이 인상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파월의 기준금리 인상은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파이팅을 한 이후 가장 공격적이었다. 그런데도 미 경제는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인플레이션은 2023년 6월 현재 3%(전년동기대비) 수준이다. 파월이 안심할 수 있는 2%가 지척이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펄펄 끓고 있어 언제든지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노동시장 안정”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이 활황이면 총수요 억제가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실제 미국의 최대 성장엔진인 민간 소비가 활발하다. 그 바람에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는 2023년 8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조엘 프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며 “2023년 미 경제가 기존 예상치인 1.8%보다 높은 2.2% 정도 성장할 전망”이라고 했다. 2.2%는 최근 흐름보다 높은 수준이다.

더디게 식고 있는 美 노동시장 

그러나 미 고용시장이 파월의 긴축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는 일반 실업률 등 한두 가지 고용지표로만 보면 알기 어렵다. 그래서 옐런 Fed 의장 시절 고안한 노동시장 종합지수가 주목받는다.

노동시장 종합지수는 일반(U3) 실업률과 광의(U6) 실업률, 주당 평균 근무시간 등 20여 가지 지표를 종합한 데이터다. 이를 바탕으로 월가 투자은행과 경제분석회사 등이 2023년 현재 노동시장이 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확산(분산) 분포를 개발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기준으로 보는 때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이다. 당시 물가는 아주 안정적이었다. 성장은 탄탄했다. 실업률도 3%대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실제 2019년 그래프를 보면 원형에 가깝다. 반면에 위 그래프의 노란 선과 빨간 선, 그리고 파란 선을 보면 주당 평균 근무시간과 레스토랑 등 자영업 부문의 일자리와 취업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만 파월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그래프 변화(노랑→빨강→파랑)를 보면 통화긴축의 효과가 없지는 않다. 점차 노동시장 활황 정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제 파월은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