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아주 좋은 기회” 美 미래학자의 반전 주장

  • 카드 발행 일시2023.08.07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그럴듯한 신조어는 지식 산업의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당장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컨설턴트뿐 아니라 대학의 이론가까지 지식을 파는 사람들이 요즘 신조어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이유다.

지나치면 거부감이 든다고 했다. 요즘 신조어가 너무 많다. 어지간한 신조어에는 시큰둥하다. 말을 만들어낸 사람에 대해 냉소적이기도 하다.

실제로 저출산·고령화가 시대의 화두가 되자, ‘슈퍼 에이지(Super Age)’ ‘엘더노믹스(Eldernomics)’ ‘미들플러스 세대(Middle-plus Generation)’ 등 신조어에 대해 기자의 반응이 그랬다.

‘그래도 고령화에 대해 이론적으로 탄탄하다고 하니 이야기나 한번 들어볼까’하며 미국 미래학자 브래들리 셔먼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셔먼은 『슈퍼 에이지 이펙트』의 지은이다.

브래들리 셔먼. 수퍼에이지

브래들리 셔먼. 수퍼에이지

엘더노믹스와 슈퍼 에이지 같은 말을 만들어 요즘 시대를 상징하는 말로 자리 잡게 했는데, 참 놀랍다.
글쎄~! 연구자로서 표절 시비는 피하는 게 좋을 듯하다. 엘더노믹스란 말은 미국 고령화위원회(NCOA·National Council on Aging)의 대표인 람지 올윈이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올윈은 “고령층이 가진 숙련도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올리지 않으면 미 경제가 쇠퇴할 수 있다”며 엘더노믹스란 말을 썼다. 고령화 사회를 어둡게만 보는데, 엘더노믹스는 고령화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개념이다.
슈퍼 에이지란 말은 어떤가. 저서 제목이어서 직접 만든 말로 알고 있다.
슈퍼 에이지란 말도 100% 내 창작이 아니다. 유엔이 제시한 인구 모델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고령화(aging) 단계, 고령화한(aged) 단계, 초고령화한(super aged) 단계로 이뤄진 3단계를 거쳐 갈 것으로 봤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고령화가 재앙이라고? 

말이 나온 김에 슈퍼 에이지가 무슨 뜻인지 알고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유엔의 고령화 3단계에서 맨 마지막인 초고령화한 사회는 다섯 사람 가운데 한 명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경우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일 때 슈퍼 에이지라는 얘기다. 슈퍼 에이지는 인구 파라미드가 완전히 역전된 상태다. 예전에는 인구 파라미드에서 어린이와 젊은이의 숫자가 많았다.

반면에 슈퍼 에이지는 피라미드 윗꼭지점을 차지한 고령층이 많아지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거나 심지어 두려워하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아주 좋은 기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아주 좋은 기회”라는 말에 저출산-고령화에 시달리는 한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반색할 것 같다.  
한국은 고령화 이슈에서 아주 특이한 사례다. 여성 1명당 출산율이 0.7명 수준이다. 출산율이 아주 높았다가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나라다. 이런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대만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애초 질문은 ‘아주 좋은 기회라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