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면 불러도 모르는 아이…근데 공부는 왜 못하는 거죠?

  • 카드 발행 일시2023.07.31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에 관한 이야기는 많아요. 그런데 주의력이 부족한 보통 아이에 관한 이야긴 없어요. 주의력 부족은 아이들 대부분이 겪는 문젠데 말이죠. 

“왜 주의력에 주목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은 이렇게 답했다. 그는 2021년 출간돼 11만 부나 팔린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의 저자로, 육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던 4~7세 시기를 주목받게 만들었다. 그는 책에서 지식과 주의력, 자기조절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특히 주의력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지난 3월 심화편 격인 『내 아이를 위한 주의력 수업』을 펴낸 이유다.

『내 아이를 위한 주의력 수업』이 두 달 만에 3쇄를 찍을 만큼 주의력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 소장은 “주의력에 대해 생각조차 못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지식이나 자기조절력에 비해 주의력이 덜 알려져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의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키워주면 좋을까? 지난 17일 그를 만나 물었다.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은 25년간 아동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며 20여 권의 부모 교육서를 썼다.『엄마의 말공부』는 18만 부,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는 11만 부가 팔렸다. 장진영 기자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은 25년간 아동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며 20여 권의 부모 교육서를 썼다.『엄마의 말공부』는 18만 부,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는 11만 부가 팔렸다. 장진영 기자

📢주의력과 집중력은 다르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주의력과 집중력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임숙 소장은 “주의력이 어떤 일에 의식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능력이라면, 집중력은 모든 힘을 쏟아붓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다면 집중력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느라 해야 할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주의력은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주의력이 부족한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DHD처럼 과잉행동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명 ‘조용한 ADHD’라고 불리는 주의력결핍장애(ADD)처럼 겉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는 경우도 많아요. 양육자나 교사가 얘기할 때 눈도 맞추고 고개도 열심히 끄덕이지만 정작 지금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어보면 모르는 아이가 생각보다 많죠. 내용을 이해했는지는 다음 문제고, 애초에 듣지 않았던 겁니다.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중간중간 질문하면서 아이의 주의력을 세심하게 살펴야 해요.  
주의력 부족을 눈치채기 어려운 이유가 뭔가요?  
주의력은 종류도 많고, 세분화돼 있거든요. 한두 가지 주의력이 부족해도 다른 주의력은 좋은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알아채기 어려워요. 예를 들어볼게요. 주의력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가 있어요. 대상에 적절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주의 선택’, 몰두한 상태를 유지하는 ‘주의 상태’, 마지막으로 주의를 원하는 대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주의 조절’인데요. 이 중 어느 하나만 부족할 수도 있죠. 종류도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만 꼽아도 다섯 가지(초점·선택·전환·지속·분할주의력)나 됩니다. 가장 기본은 ‘초점주의력’이에요. 자극이나 정보가 주어질 때 바로 그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죠. 만약 여기 문제가 있으면 학습을 시작할 수조차 없어요. 선생님이 “여기 보세요”하고 칠판을 가리키면 그걸 봐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