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식당 한국말은 “없어요”뿐…전세계 이런 차이나타운 없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26

①전 세계의 ‘별천지’…대림동과 중국

지금까지 이런 차이나타운은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서울이나 한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별천지다. 영국 런던 레스터스퀘어,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일본 요코하마와 나가사키 등 수많은 지역의 차이나타운을 가봤지만 이런 곳은 보지 못했다.

패방(牌坊) 또는 패루(牌樓)로 불리는 문 모양의 전통 건축물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곳은 한국계 중국인(중국에선 조선족으로 부름)을 포함해 표준 중국어를 쓰는 동북지역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전 세계 유일의 차이나타운이다. 언어에선 전 세계 화교들이 주로 쓰는 광둥(廣東‧广东)어나 민난(閩南‧闽南)어와 다르다. 심지어 중국 대도시와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산둥(山東) 출신이 대부분인 한국의 서울 명동‧연남동, 인천 북성동, 부산 초량동 차이나타운과도 언어만 같을 뿐 분위기와 풍습, 특히 음식문화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대림 차이나타운 중간에 있는 대림중앙시장. 입구부터 회향 등 중국 허브 냄새가 가득하다. 꼬치구이‧만두 등을 파는 식당과 중국 반찬‧채소 등을 취급하는 식료품점, 환전소 등 이주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가게가 줄을 잇는다. 사진 채인택 전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대림 차이나타운 중간에 있는 대림중앙시장. 입구부터 회향 등 중국 허브 냄새가 가득하다. 꼬치구이‧만두 등을 파는 식당과 중국 반찬‧채소 등을 취급하는 식료품점, 환전소 등 이주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가게가 줄을 잇는다. 사진 채인택 전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압도적인 ‘훠궈 거리’

그래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림동에 가고 싶었다. 대림동 여행은 서울 지하철 대림역에서 시작한다. 2호선 8번 출구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거나 7호선 12번 출구로 올라오면 시작할 수 있다. 차이나타운이 있는 지역은 아파트가 즐비한 대림1동이나 구로에 가까운 대림3동과도 분위기가 다른 대림2동이다. 출구를 빠져나오면 마치 순간 이동기나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서울의 다른 지역과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여권도 비자도 없이 전철로 중국의 한 변방에 온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