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2%, 파킹통장 왜 해? 요즘 부자 여기로 갈아탄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19

머니랩

지난해 금융권의 핫 키워드 중 하나는 ‘파킹(Parking·주차)통장’이었습니다. 차를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수시로 자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계좌인데요. 인기 비결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예∙적금 금리도 자고 나면 오르는 일이 반복됐는데요. 예컨대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는데 이후 금리가 더 오르면 배가 아플 수밖에 없죠. 정점을 찍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돈을 넣어두기 좋은 게 바로 파킹통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주가 하락에 따라 은행으로 잠시 대피하려는 수요도 많았죠. 이때다 싶어 은행도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데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연 4% 전후의 이자를 준다는 파킹통장이 꽤 많았습니다. 1금융권 파킹통장의 금리도 연 3%에 육박했죠. 별도의 예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쏠쏠한 이자까지 챙겨주니 돈이 더욱 몰렸습니다.

📍 포인트1. 다시 시작된 금리 노마드

파킹통장 유치 경쟁이 치열할 때 은행들이 하나같이 내세운 문구가 ‘하루만 맡겨도 이자 지급’이었는데요. 사실 이 홍보 문구의 원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증권사의 파킹통장이라 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죠. 2010년 전후 각 증권사가 공격적으로 CMA 고객 모시기에 나섰는데 직장인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엄청 늘었습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꾸준히 성장한 CMA 잔고는 2021년 말 기준 약 69조원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단 1년 만에 11조원 이상 감소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파킹통장 등으로 이동한 영향이죠. 하지만 올해는 정반대 흐름이 관측됩니다. 지난 6월말 기준 CMA 잔고는 68조원으로 2021년 말 수준을 거의 회복했는데요. 단 6개월 만에 10조원이나 늘어난 겁니다.

CMA로의 자금 유턴의 가장 큰 이유는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파킹통장 금리도 따라 내려온 데 있습니다. 현재 1금융권 파킹통장 중에선 제일은행의 금리가 연 2.6%(신규가입 고객 1%포인트 추가)로 가장 높은데요. 나머지는 2% 초반대로 내려왔습니다. 딱히 매력이 없어진 거죠.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쪽으로 옮기는 ‘머니 무브’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네요.

급증한 CMA 잔고를 뜯어보면 흥미로운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CMA의 대표 주자는 RP(환매조건부채권)형입니다. 애초에 증권사에서 CMA를 개설한다고 하면 RP형인 경우가 많은데요. 올해 상승세를 이끈 건 발행어음형이었습니다. 최근 1년간 RP형 CMA 자산은 5조원가량 줄었고, 머니마켓랩(MMW)형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발행어음형은 5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선 6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머지않아 15조원대에 올라설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