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이 준 행복은 가짜” 이런 당신에게 던지는 ‘팩폭’

  • 카드 발행 일시2023.07.17

우울증을 떨치고 행복해지기 위하여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SF 작가 그렉 이건의 소설집 『내가 행복한 이유』

지난 4월, 우울증을 앓던 10대 여성이 SNS로 자신의 죽음을 생중계하며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여고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우울증 갤러리 사건’으로도 널리 알려졌지요.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었던 터라, 각계각층에서 온갖 의견과 비판, 해결책이 쏟아졌습니다. 죽은 10대 여성이 활동했던 커뮤니티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특히 압도적이었는데요.

그런 주장의 이면에는, 우울증과 그 치료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깃들어 있습니다. 왜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그런 커뮤니티에 모여들게 된 걸까요? 거기 모여든 이들은 주로 10~20대였다고 하는데, 우울증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은 서로 잘못된 정보를 주고받고,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위로와 충고를 나눴으며, 그렇게 몸과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사악한 의도를 갖고 접근한 성인들에게 무방비로 착취당했겠지요. 그 결말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울증 갤러리 사건’입니다.

일부의 주장대로 그 커뮤니티를 폐쇄한다면, 갈 곳 없는 그들은 어딘가 다른 곳, 더 깊고 비밀스러운 인터넷 공간에 또다시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할 겁니다. 그러고는 더 약해지고 더 어두워져서 바닥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겠죠.

다들 아시겠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입니다. 매일 36명이나 되는 사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지요. 그런데 혹시 이것도 알고 계신가요?

우울증 유병률도 OECD 1위라는 사실, 그런데도 치료율(우울증 치료를 받는 비율을 말합니다)은 최하위라는 사실 말입니다. 더 슬픈 점은, 우리나라 1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겁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청소년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이 훨씬 많다는 건데요. 저는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어떤 도로에서 매일 똑같은 사고가 발생해 사람이 죽는다면, 모두가 달려들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의 자살률’이라는 문제에 대해선 그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피상적으로 숫자를 받아들이거나 문제의식을 느껴도 먼 나라의 일을 보듯 안타까워하다가 잊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매우 적은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끝으론 그렉 이건의 SF소설 『내가 행복한 이유』를 읽으며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