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1인당 9만 원 시절, 독도서 60만 원 벌던 ‘그녀들’

  • 카드 발행 일시2023.07.14

결혼하자마자 독도로 달려간 해녀

1970년 당시 23살,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해녀 김옥순(76)씨는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독도로 물질하러 갔다. 김씨 신랑은 결혼하자마자 입대했다. 신혼부부는 이렇게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 당시 김씨가 물질한 해산물은 어른 주먹만 한 전복과 대왕문어였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앞바다에서 만난 김옥순 해녀. 76세인 김씨는 17세 때 제주를 떠나 출가 물질을 시작해 울릉도와 독도 일원에서 주로 작업을 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앞바다에서 만난 김옥순 해녀. 76세인 김씨는 17세 때 제주를 떠나 출가 물질을 시작해 울릉도와 독도 일원에서 주로 작업을 했다. 최충일 기자

대왕문어는 수심 150m에서 서식하며 최대 길이 2m, 무게 30㎏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독도 인근 바다가 대왕문어 서식에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문어는 힘이 무척 세다. 사냥할 때 다리를 우산처럼 펼치는데,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그래서 대왕문어를 잡을 때는 반드시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 먼저 해녀 한 명이 문어 정수리를 내리쳐 기절시키면 다른 해녀가 뒤로 돌아 문어 다리를 망사리(그물망)에 담아 물 밖으로 꺼내 온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김옥순 해녀는 대왕문어를 잡는 순간 느낀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