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국시 처음 본 박정희 “이거 나 때문에 썼겠구먼” (2)

  • 카드 발행 일시2023.07.07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5·16 군사혁명은 구질서를 붕괴시킨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의 지휘자라면 JP는 5·16의 설계자다. JP의 현대사 증언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밤이 깊어가던 1961년 5월 14일(일요일). 나는 아내에게 군복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 석 달 전 군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극상(下剋上) 사건’으로 강제 예편되면서 벗어뒀던 카키색 군복이다. 중령 계급장은 달려 있지 않았다. 날이 밝으면 나는 이 군복을 입고 먼 길을 나설 것이다.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이 가슴 온 구석을 채웠다. 이미 벗었던 군복을 다시 꺼내 들 정도로 나는 그해 그 봄, 그렇듯 결연(決然)했다. 사생(死生)의 각오로 덤비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절박함이 내 마음속 깊숙이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1961년 8월 최고회의 회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신 공군참모총장, 박정희 의장, 박병권 국방장관(테이블 건너). 박정희 뒤는 김종필 정보부장(사복 차림), 박병권 뒤는 장성환 공군참모차장.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

1961년 8월 최고회의 회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신 공군참모총장, 박정희 의장, 박병권 국방장관(테이블 건너). 박정희 뒤는 김종필 정보부장(사복 차림), 박병권 뒤는 장성환 공군참모차장.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