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곡은 1분 내 썼지만, 에스파는 못 쓰는 ‘AI 작곡가’

  • 카드 발행 일시2023.07.04

지난해 7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는 작곡가 이봄(EvoM)이 쓴 노래 6곡의 저작권료 지급 중단을 결정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의 정의는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작곡가인 이봄의 음악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지만, 그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할 법적 근거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AI 작곡가지만 이봄에겐 인간화된 페르소나(persona)가 있다. 올해로 데뷔 7년 차를 맞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23세 여성이다. 매년 나이도 먹는다. 대표곡은 2021년 SBS 특집방송 ‘세기의 대결’에서 인간 작곡가와의 경쟁 곡으로 발표한 트로트 곡 ‘사랑은 24시간’이다. 지난해 12월엔 전문 작곡가 도움 없이 신인 가수 ‘소울’의 데뷔곡을 홀로 작곡했다. 클래식, 디스코, 트로트 등 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한계는 없다. 다만 인간이 아닐 뿐이다.

한음저협의 저작권료 지급 중단 결정은 생성AI의 창작 윤리에 얽힌 다양한 질문을 남겼다. 앞으로 창작 영역에서 AI가 활용될 것이 자명해 인간의 권리와 분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시작조차 쉽지 않다.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바라보는 시선은 워낙 천차만별이다.

지난달 16일 이봄과 그를 창조한 ‘이봄 아빠’ 안창욱 크리에이티브마인드 대표를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이봄은 직접 답변 능력이 없어 아빠의 목소리를 빌렸다.

올해 23살인 AI 작곡가 이봄. 사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올해 23살인 AI 작곡가 이봄. 사진 크리에이티브마인드

📌TMI Q. 이봄은 왜 여성인가.

안창욱 대표: 에볼루셔너리 컴퓨테이션(Evolutionary Computation, 진화 연산)이라는 핵심 기술을 토대로 이봄(EvoM)이라는 이름을 먼저 지었고, 그 이름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생각하다 보니 여성이 떠올랐다. 수용성도 고려했다. 강한 이미지의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친밀감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외형적 모델은 내 딸이다. 딸의 얼굴을 기반으로 해서 AI의 터치를 더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