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 당한다는데 “재밌겠다”…유재석 빠져든 ‘이상한 예능’

  • 카드 발행 일시2023.06.27

카카오표 예능은 왜 이럴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반기 야심차게 선보인 오리지널 예능은 모두 시청 전 굳은 결심이 필요한 작품들이다.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몰입해야 이해할 수 있다.

‘국민 MC’ 유재석이 실시간 시청자 채팅을 통해 조종당하는 ‘플레이유 레벌업: 빌런이 사는 세상’은 한창 바쁜 평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을 꼬박 지켜봐야 한다. 채팅과 투표로 유재석의 선택에 참견해야 재미가 생기는 포맷이다.

전·현직 걸그룹 멤버 30명이 VR 뒤에서 정체를 숨기고 버추얼 아이돌로 변신, 데뷔조 5인에 들기 위한 경쟁을 펼치는 ‘소녀 리버스(RE:VERSE)’도 어려운 예능에 속한다. 시작부터 걸그룹 캐릭터 30명을 외워야 하는 난제를 만난다. 경연을 몇 번은 복습해야 비로소 이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다.

 카카오 오리지널 예능 '플레이유 레벨업'. 유재석이 게임 캐릭터처럼 과제를 수행하는데, 실시간 채팅으로 시청자의 조종을 받는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오리지널 예능 '플레이유 레벨업'. 유재석이 게임 캐릭터처럼 과제를 수행하는데, 실시간 채팅으로 시청자의 조종을 받는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하나로 찍어도 조회 수 ‘터지는’ 웹콘텐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카카오는 굳이 진입 장벽이 높은 예능을 택한다. ‘플레이유 레벨업’과 ‘소녀 리버스’를 총괄하는 조욱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오리지널 스튜디오 CP를 서울 상암동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작센터에서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조 CP는 “우리의 목표는 오리지널리티(독창성·고유성)라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굳이 안 한다”고 답했다. 또 카카오는 “적어도 ‘저 동네서 저거 잘됐으니 우리도 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는 조직”이라며 “그렇게 따라 해서 원하는 숫자를 뽑아내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의미가 없진 않겠지만, 이 업종의 본질에선 먼 얘기”라고 설명했다.

📌TMI Q: 원래 예능 PD가 꿈이었나. 예능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자랐는지.

솔직히 아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법대 나오면 사법고시를 보는 것처럼, 신문방송학과를 나오면 PD 아니면 기자 시험을 한 번은 봐야 하는 분위기였다. 별 생각 없었다고 하면 좀 창피한데, 진짜 별 생각이 없었다. 그 당시에는 막연히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나도 사람들과 대화하고 웃기는 것을 좋아하니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 정도. 정말 운이 좋아서 입사했다. 대학교 때까지는 TV를 자주 보진 않았는데, 군대에선 TV밖에 없어 열심히 봤다. 그때 ‘천생연분’ ‘진실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봤다. 나중엔 보면서 뭘 더 해야 할지 아이템을 떠올리고, 어떤 상황에서 누가 뭘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고 있더라.

조욱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오리지널 스튜디오 3CP.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조욱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오리지널 스튜디오 3CP.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