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처럼 생긴 어둡고 헐렁한 의복. 가슴에 달린 명찰과 엉성한 모자. 제복을 입은 몇 명의 남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10대 후반인 120여 명의 소녀. 볼수록 묘한 불일치가 느껴지는 사진 속 주인공들은 여성 지원병으로만 구성된 해병대 4기다. 지금도 가장 ‘빡센’ 군대로 손꼽히는 해병대는 왜 하필 제주에서, 그것도 여성들만으로 한 기수를 뽑았을까. 일곱 번째 ‘제주삼춘’에선 이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침 이틀 뒤면 6·25전쟁이 발발한 지 73주년이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