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라면서 시너 뿌렸다…4반세기 거리 떠도는 민노총

  • 카드 발행 일시2023.05.10

민주노총은 4반세기(25년) 동안 대화로 풀어가는 방식과는 담을 쌓았다. 오로지 투쟁을 통한 쟁취를 고수하며 거리를 휘저었다. 대화라는 것이 본래 주고받는 것이다. 주기는 싫고 필요한 건 모두 갖겠다고 하면 대화가 될 리 없다. 민주노총의 투쟁 방식은 무조건 싸워서 원하는 것만 모조리 얻겠다는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모 아니면 도다. 이런 기조가 중심축으로 작동하다 보니 내부 민주주의는 무시되기 일쑤다. 지도부가 사회적 대화에 나설 움직임이라도 보이면 내부 폭력도 불사한다.

이 바람에 경제 주체와의 협상은 한국노총의 몫이 됐다. 민주노총은 장외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한편으론 한국노총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반복한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지기라도 하면 정부와 경영계는 물론 한국노총까지 싸잡아 비판한다. 한국노총 일각에선 “민주노총이 책임은 우리에게 떠넘기고, 타협에 따른 과실만 챙긴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4반세기 대화 외면…“타격 줘야 회사가 구걸”

민주노총에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이 대두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옛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었다. 그때마다 그저 몸부림에 그칠 뿐이었다. 강성 조합원에게 밀려 번번이 좌절했다. 사회적 대화에 관한 한 지도부의 지도력이 무력화한 상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사회적 대화를 추진한 지도부는 쫓겨나듯 물러나기 일쑤였다.

민주노총의 내부 민주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기에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논의가 백지상태로 4반세기를 흘러온 것일까. 과거 논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 민주노총의 내부 사정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