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은 그때부터였다, 2018년 트럼프의 그림자 ②

  • 카드 발행 일시2023.04.17

그림자 금융 긴급 진단

미국 시중은행 파산이 신용경색이나 금융위기의 뇌관이라면, 여기서 시작된 불이 도화선을 타고 가다 폭발을 일으킬 곳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위기의 화약고입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화약고가 바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입니다.

그림자 금융은 1980년대 시작된 규제 완화 이후 본격화한 금융 혁신의 피조물입니다. 하지만 2007년 9월 세계 중앙은행 연찬회(잭슨홀 미팅)에서 폴 매컬리(당시 채권펀드 핌코 이사)가 그림자 금융이라고 불러주기까지 별다른 개념도 없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구실하는 금융회사인데, 은행감독의 대상이 아닌 곳이 벌이는 금융행위입니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구조화증권펀드, 특수목적법인 등이 하는 머니게임입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증권화해 곳곳에 파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호명 자체가 잠을 깨워서일까. 그림자 금융은 그해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이 2008년 9월엔 금융위기로 비화하는 데 화약고 구실했습니다. 그리고 15년이 흘렀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은행 위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다시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머니가 그림자 금융, 현재와 미래를 3회에 걸쳐 진단합니다.

글 싣는 순서
또 그림자 금융? 이번엔 왜?
② 도널드 트럼프의 그림자  
이번엔 어떤 위기를

그림자 금융이란 말은 연설용 말이었다. 미국 코넬대 로스쿨의 펠로인 폴 매컬리가 학술적인 논문을 통해 그림자 금융이란 용어를 처음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소개했듯이 2007년 잭슨홀 미팅에서다. 콘퍼런스에서 듣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