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대 12%
」연초부터 지난 27일까지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주가 차이입니다. 올 초부터 챗 GPT 열풍으로 인해 엔비디아 주가는 승승장구했는데요. 챗 GPT의 두뇌 격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곳이 엔비디아기 때문이죠.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CEO. 사진 엔비디아
하지만 이 GPU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HBM)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데요. 정작 이들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 발표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굵직한 뉴스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6만 전자’에 머물고 있으니 주주들로서는 답답할 노릇이죠.

김유경 인턴기자 kim.youkyung1@joongang.co.kr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가 맥을 못 추는 건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680억원)이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다올투자증권)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은행 위기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며 ‘반도체의 겨울’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앞으로 반도체 업황에서 큰 영향을 미칠 이슈를 ①수요 ②공급 ③대외 변수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①수요: 챗 GPT·인텔 4세대 CPU가 구원투수 될까
올 초부터 챗 GPT가 흥행(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3억 명 달성)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에도 기대감이 번졌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급상승했죠. 엔비디아는 챗 GPT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GPU를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챗 GPT에는 엔비디아의 GPU가 약 1만 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GPU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가 바로 HBM입니다. GPU는 D램에 저장된 데이터를 꺼내 와 연산하고 D램에 다시 저장하기를 반복하는데요. HBM은 D램을 여러 개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반도체입니다.
엔비디아의 GPU에는 SK하이닉스의 HBM3가 들어갑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챗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추론 작업에 적합한 새로운 GPU ‘PCIE H100’을 소개한다”며 “여기에는 94GB HBM3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다”고 밝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