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논란’(2020년)에서‘무운 논란’(2021년)을 거쳐 ‘심심한 사과 논란’(2022년)까지, 문해력 논란을 촉발한 해프닝은 최근 2~3년간 반복됐다. 그리고 그때마다 관련 시장은 커졌다. 독서교육업체인 한우리열린교육의 2021년 매출은 42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늘었다. 문해력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본 디지털대성은 2020년 이 회사를 인수해 버렸다. 대치동에서 시작한 독서논술학원이 전국에 지점을 내는가 하면, 1년을 대기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유명 학원까지 생겼다.
문해력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까? hello! Parents는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4명의 문해력 전문가를 직접 만났다. 문해력의 정의에서부터 주목받는 배경, 한글 떼기부터 창의력 교육까지 아우르는 문해력 열풍의 실체에 대해 직접 물었다.


문해력이 높을수록 고소득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큰 거 아셨나요? 한 사회의 문해력은 그 사회가 얼마나 잘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범죄율도 문해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하고요.
최나야(아동가족학) 서울대 교수는 “문해력은 문자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으로만 볼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나야 교수뿐이 아니다. hello! Parents가 만난 4명의 문해력 전문가 모두 같은 얘기를 했다. 문해력을 정의하는 범위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문해력이 여러 역량의 바탕일 뿐 아니라 다른 성취로도 확장될 여지가 큰 능력”이라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문해력이 대체 뭐길래 한 사람의 소득, 한 사회의 범죄율, 나아가 얼마나 잘사는지까지 결정하는 걸까?
① 문해력은 무엇인가 : 읽고 쓰는 역량 그 이상

· 듣기 말하기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 최나야 서울대 교수는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를 포함한다”며 “결국 상호작용과 관련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우리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아우른다”고 말했다. 문해력 부진을 정면으로 다룬 『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의 저자 홍인재 전주신동초 교장 역시 “듣기와 말하기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면서 “음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듣기)이 문해력의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홍인재 교장이 문해력 부진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소리 내 읽기’를 권하는 것도 그래서다. 읽으면서 그 소리를 자기 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