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알 수 없어 답답하신가요? 물어봐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 아이에게 hello!Parents가 도화지를 건넸습니다. 그림에 담긴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요. 30년 경력의 미술치료 전문가 김선현 교수가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림 속 아이 마음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림의 주인공, 민수의 사연

만 10세 민수가 그린 그림. 연못 안에 살고 있는 개구리 세마리를 그렸다.
동그란 연못에 개구리 세 마리가 보입니다. 연못 위쪽 두 마리는 사냥 중이네요. 긴 혀를 쭉 내밀고 파리를 낚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반면 아래쪽 작은 개구리 한 마리는 어디론가 펄쩍 뛰고 있네요. 만 10세 남아 민수가 그린 이 그림엔 어떤 이야기와 마음이 담겨있을까요?
민수는 쌍둥이입니다. 삼형제 가운데 막내에요. 1년 전 민수는 틱(tic) 진단을 받았습니다. 틱이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어깨 등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아주 빠르게 움직이거나(운동 틱) 이상한 소리(음성 틱)를 내는 것을 말합니다. 민수의 경우 자주 얼굴을 찡그리고 바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들썩여요.
민수네 가족이 힘든 건 아이의 틱 증상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민수가 다른 쌍둥이 형에게 하루에도 수차례 폭언과 분노를 쏟아내는 탓에 평안할 날이 없다고 해요. 다른 쌍둥이가 자신을 쳐다만 봐도 싫고, 숨 쉬는 것조차 짜증난다고 말한답니다. 쌍둥이 형이 자신을 도와주거나 챙겨주려 해도 크게 화를 낸다고 해요. 쌍둥이 형도 그런 민수의 행동을 참기 힘들다면서 울분을 토합니다.
쌍둥이긴 하지만, 민수와 형은 사뭇 다른 성격입니다. 쌍둥이 형은 의젓한 성격 덕에 어른들에게도 칭찬을 많이 받고,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죠. 모범생 스타일입니다. 반면 민수는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에요. 삼형제의 막내다운 측면이 있죠.
점점 심해지는 민수의 짜증과 분노,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틱 증상을 지켜보면서 엄마의 걱정은 커져갑니다. 사춘기가 오기 전 민수의 병과 상처받은 마음을 어떻게든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해요. hello!Parents가 운영하는 『김선현의 그림으로 하는 마음 상담』을 찾게 된 이유이지요. 지난달 말 상담을 줌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래픽=박정민 디자이너 park.j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