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멸망 시도? 되레 ‘핵 피격’ 막아줬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3.07

World View

소련이 중국을 향해 핵 공격을 하겠다고 알리자 미국이 “그러면 우리도 소련 땅에 핵을 쏘겠다”며 이를 막아냈다면 요즘 사람들이 믿을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우리에겐 워터게이트로 알려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때의 일이다. 당시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며 중국을 향한 핵을 막았던 백악관의 책사가 이후 미·중 핑퐁 외교를 이끌어낸 헨리 키신저였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러시아·중국 대 미국으로 서로를 째려보고 있는데 54년 전인 1969년 세상은 전혀 달랐다. 그해 3월 중국과 옛소련은 우수리강 국경에서 세 차례 전투를 치렀다. 소련제 탱크 17대가 파괴됐고, 소련군 58명이 전사했다. 참패를 보고받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격노했다. 중국 베이징과 창춘·안산 등 핵심 공업도시와 롭노르 핵실험장, 주취안, 시창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깃으로 하는 핵 타격 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되돌린 게 백악관이었다.

홍콩의 싱크탱크인 백가전략(百家戰略)의 류멍슝(劉夢熊·75) 주석이 최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당시를 소개하며 중국은 미국을 향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이 잘 되고 세계가 평안하려면 중국이 미국과 공존과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중 충돌에 끼어 있는 한국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