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팔순에 가능합니까…바이든에 날아든 ‘상소문’

  • 카드 발행 일시2023.02.17

미국 대선(2024년 11월 5일)을 2년 가까이 앞두고 나이와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1968년 대선 이후 현직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재선을 포기한 경우가 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4월께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1942년 11월 20일생)은 미국 나이로 현재 80세다.

그를 향해 출마를 재고해 달라는 ‘상소’가 잇따르고 있다. 첫째는 여론조사 형태다.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대상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58%)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바이든이 아닌 사람”을 원했다(워싱턴포스트· ABC 여론조사). 절대다수(77%)는 바이든이 “매우, 상당히 많이 성취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재선은 안 된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둘째는 언론 기고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초 사흘에 한 번꼴로 ‘출마 반대’ 칼럼을 실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공개 지지한 매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미셸 골드버그 NYT 칼럼니스트의 지난 6일자 “바이든은 위대한 대통령이다. 그는 출마해선 안 된다”는 칼럼은 바이든이 이쯤에서 물러나야 진정 위대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왜 ‘불출마 상소문’을 올렸는지 들어 보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0년 10월 24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0년 10월 24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바이든 연설 보면 가슴을 졸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출마를 만류하는 내용의 뉴욕타임스 칼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출마를 만류하는 내용의 뉴욕타임스 칼럼.

골드버그 칼럼니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2년간 재임하면서 역대 최다 일자리 창출, 50여년 만에 최저 실업률 등 성과를 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10년래 가장 많은 연방 예산을 투입하는 인프라법, 역사적인 청정에너지 확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미국 내 첨단 기술 투자를 독려하는 반도체 및 과학법 등 입법 승리 전적도 여럿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맞서 서방과 동맹을 규합했고, 실수는 있었지만 미국인의 염원이던 ‘끝이 보이지 않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는 외교 업적도 지목했다.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지지한 주요 후보가 낙선하는 등 트럼프 영향력 축소에 기여했고, 상처받은 미국 민주주의를 어느 정도 회복시켰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바이든은 위대한 대통령이지만, 다만 재선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령을 지적했다.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은 일을 잘했지만 나이가 너무 많다”면서 재선 임기가 끝날 때 86세가 된다고 짚었다. 바이든에게 애정 있는 지지자일수록 연설할 때 버벅대는 걸 지켜보며 가슴 졸인다고 했다. 2020년 대선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유세가 가능했지만 2024년엔 직접 뛰어야 하는데, 고강도 선거운동은 “60세에게 초인적인 일이고, 팔순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상대가 76세 트럼프면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46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같은 젊은이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시각적 대비”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출정식 아닌 고별사가 필요할 때를 아는 지혜를 가진다면 진정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제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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