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A멤버에 300만원”…새 투자시장 온다, 토큰 증권

  • 카드 발행 일시2023.02.15

머니랩

설립 2년 차의 한국엔터테인먼트는 5년 뒤 신인 보이그룹을 선보이기 위해 공개 오디션을 진행해 10명의 멤버를 선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엔터의 홍길동 대표는 고민에 빠집니다. 신생 회사라 연습생들에게 5년간 장기 투자를 하기에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고심 끝에 멤버 10명에 대한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걸 ‘기업공개(IPO)’라고 하는 것처럼 ‘토큰 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걸 ‘토큰 증권 공모(STO·Security Token Offering)’라고 합니다. 한국엔터는 STO 이후엔 보이그룹 준비 과정을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분기별로 멤버들의 ‘굿즈(기획 상품)’, 멤버들과의 식사 자리 등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도 내걸었죠.

투자자들은 발행 플랫폼을 통해 멤버들의 실력을 판단하고, 스타성을 따져본 뒤 마음에 드는 멤버에게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5년 뒤 이 보이그룹은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6개월 만에 스타급 연예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80% 올랐습니다. 몸값이 높아지자 보이그룹이 벌어들인 수익도 늘었고, 이 중 일부는 투자자들에게 배당의 형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직은 많이 낯설기만 한 ‘토큰 증권’의 시대엔 이런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윤리적 논란과 각종 규제 등으로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많습니다. 토큰 증권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도권에서 모두 허용해 줄 때나 가능하겠죠. STO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려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본 가상의 사례인 만큼 너무 진지하게 여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토큰 증권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감을 잡고 시작하자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