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티게이트’ 나왔다, 매킬로이·리드 살벌한 악연

  • 카드 발행 일시2023.02.03

기자의 기억에 골프에서 ‘XX게이트’ 소리가 나온 건 두 번뿐이었다. 2015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공을 물에 빠뜨리고 잘못된 곳에서 드롭했는데도 실격이 안 되고 벌타만 받은 ‘드롭게이트’ 사건이 하나다. 또 하나는 2016년 싱가포르 공항에서 장하나의 아버지가 가방을 떨어뜨려 전인지가 맞았으며 이로 인해 양쪽이 감정싸움을 벌이고 슬럼프에 빠지게 된 ‘가방게이트’ 사건이다.

그런데 지난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히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한 대회에서만 게이트 2개가 터졌다. 대회 전 패트릭 리드가 연습장에서 로리 매킬로이에게 인사했는데 대꾸하지 않자 티를 손가락으로 튕겨 매킬로이 쪽으로 보낸 사건이 하나다. ‘티게이트’라고 한다.

또 하나는 ‘나무게이트’다. 3라운드 17번 홀에서 리드의 티샷은 야자수 쪽으로 향했다. 리드는 “망원경으로 자신의 볼이 나무에 박혔다고 확인했다”며 1벌타만 받고 경기했다. 방송 영상에서는 리드가 티샷한 볼은 다른 나무 쪽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속임수를 쓰지 않은 건가 의심하는 여론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대단한 건 아니다. 티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이고, 나무 사건도 실수 혹은 단순 속임수 정도지 게이트로 불릴 건 아니다.

왜 게이트가 됐나

두 선수의 악연이다. 2016년 라이더컵 마지막 날 싱글매치 첫 경기에서 두 선수가 붙었다. 유럽의 매킬로이는 직전 끝난 페덱스컵에서 우승했고, 라이더컵에서 미국 에이스인 더스틴 존슨을 3홀 차로 두 번이나 무찔러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리드는 미국 캡틴에게 “내가 선봉으로 나가 매킬로이를 잡겠다”고 자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