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이 절친인데도 침묵…오바마 위한 ‘언론의 지하드’

  • 카드 발행 일시2022.12.27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자를 만났다고 비난을 받았다. 정치인이라면 만나는 상대를 잘 가려야 한다. 누구를 만나느냐 그 자체가 때론 중요한 메시지다. 아무나 만나는 건 정치인으로선 무지하거나 무모한 행동이다. 안 친하다, 그냥 봤다 하는 해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버락 오바마는 참 운이 좋다. 그는 이미지에 흠집을 낼 만한 인물들과 교분을 쌓은 적이 있다. 그중에서도 그의 대선 가도에 재를 뿌릴 뻔했던 두 사람이 있었으니, 한 명은 제레미아 라이트(81), 다른 한 명은 빌 아이어스(78)다.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자와 만난 것 이상의 논란거리였으나 대미지 컨트롤에 성공했다. 언론의 엄호사격 덕이 크다.

라이트는 시카고의 트리니티 연합교회 목사다. 급진 좌파에 골수 반미주의자다. 오바마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이 교회를 다니며 그를 영적 멘토로 삼았다. 오바마가 1988년 처음 참석했던 그의 강론 제목이 ‘담대한 희망’이었다. 감명받은 오바마가 나중에 이를 자기 책 제목으로 붙였다.

라이트는 오바마의 결혼식을 주재했고, 아이들이 태어나자 세례도 해줬다. 오바마는 교회에 꼬박꼬박 헌금을 냈다. 2006년 오바마의 연말정산 자료엔 이 교회에 2만2500달러를 헌금해 소득공제를 받은 게 나온다. 개인 헌금으로선 최고 액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