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들국화 품은 날, 내 폰은 그 빗방울 품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2.11.07

가을비 오는 날,
인천의 국야(菊野) 농원을 찾았습니다.
농원은 국야(菊野)란 이름 그대로 들국화를 키우는 곳입니다.
무려 300여 종 들국화가 한창이라는 소식에 들른 겁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듯,
하필이면 달갑지 않은 가을비가 종일 오락가락했습니다.

들에서 보슬비를 맞으면서 국화를 둘러보다가
세찬 비에 농장 비닐하우스로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비는 도통 멈출 기미가 없었습니다.
하염없이 비닐하우스를 타고 흐르는 비를 보다가
문득 빗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럴 땐 사진 찍기 놀이가 제격입니다.
사람의 눈으로는 빗속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유리창에 맺힌 빗방울 속을 볼 수야 있겠지만,
흐르는 빗속을 본다는 건 언감생심입니다.

하지만 카메라의 눈으로는 빗속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만,
놀이 삼아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국화 한 그루를 흐르는 빗줄기 뒤에 두었습니다.
이러면 놀이 준비는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