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중도개발공사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가 국내 채권·단기자금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채권시장이 작동하는 원리인 ‘신뢰’가 깨져버렸다는 것.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하는 채권은 사실상 국가 수준의 최고 신용도를 인정받는데, 한 정치인의 섣부른 판단이 그 명성에 먹칠을 해버린 거죠.
아파트 지으려고 빌렸던 돈을 새로운 빚으로 갚아야 하는 건설사, 그리고 거기에 보증을 섰던 증권사가 ‘멘붕’에 빠졌습니다. 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갔던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AAA급 공기업 채권도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카드사·캐피털회사와 신용도가 낮은 회사들은 채권을 발행해서 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돼버렸죠. 경제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