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막았는데 골프는 뚫렸다…사우디 머니가 꿰뚫은 약점

  • 카드 발행 일시2022.10.11

지난해 4월 유럽 축구계는 ESL(유러피언 수퍼리그) 출범 발표로 발칵 뒤집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르셀로나 등 유럽 축구의 엘리트 팀들만으로 새로운 리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ESL은 닻을 올리기는 했으나 돛은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사흘 만에 난파했다.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히 수퍼리그에 포함되지 않는 팀 팬들이 격분했다. 유럽 축구의 마이너 팀들도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고, 연고지를 기반으로 팬 층이 탄탄하다. 전문가들은 수퍼리그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동 왕족이었다고 본다. UAE 왕자가 소유한 맨체스터 시티와 카타르 왕이 주인인 PSG(파리 생제르맹)가 처음부터 끝까지 ESL에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거다.

왜 그랬을까. 수퍼리그는 JP모건이 돈을 댄다고 발표했지만, 이 미국 투자은행은 거간에 불과하고 실제 전주(錢主)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UAE와 카타르는 사우디와 관계가 좋지 않다.

축구에서 완패한 사우디, 타켓을 바꾸다 

축구에서 혼쭐이 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은 이후 골프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새로운 리그 창설에 도전하고 있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다. 지금까지는 꽤 성공적이다. 지난해 PGA 투어가 뽑은 인기 톱 10중 5명이 LIV 골프로 옮겨갔다. 축구에서 실패했는데 왜 골프에선 순조로울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LIV는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등 수퍼스타에게 1억 달러(약 1343억원) 이상을 계약금으로 줬다. 또 LIV 대회의 선수 1명당 평균 상금은 PGA 투어의 9배 정도다. 그러나 돈을 쏟아붓는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축구처럼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는 아니지만 골프도 역사와 전통이 있다. 선수 수입과 자부심이 만만치 않다. 골프의 메이저리그인 PGA 투어가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