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마 골프장에 왜 다보탑이

  • 카드 발행 일시2022.10.10

일본 나라현의 고마 컨트리클럽 입구에는 다보탑이 서 있다. 그늘집은 한옥 팔각정 건물이다. 골프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곰탕이다.

이름도 한국과 관계가 있다. 고마를 한자로 쓰면 고려를 뜻하는 의미로, 1000여 년 전 고구려 패망 후 도래인들이 정착한 지역을 뜻한다.

『일본서기』는 7세기 중반 표류한 고구려인들이 일본의 교토 남부에 정착해 ‘가미코마무라(上高(句)麗村)’와 ‘시모코마무라(下高(句)麗村)’라는 마을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골프장은 간사이 지역 재일동포들의 정신이 담긴 곳이다. 일본 법인에서 18년간 근무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70년대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골프를 해야 했는데 재일동포들은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아 제약이 컸다. 그래서 동포들이 독자적인 골프 코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마 골프장의 건설은 간사이 지역 한국 교포들의 리더였던 고 이희건 전 신한은행 명예회장이 주도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경재씨는 “아버지는 고마 골프장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건물과 음식뿐이 아니다. 코스에 미루나무도 심었는데,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고향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1970년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 교포들은 스케일이 컸다. 고마 골프장은 당시 최고 스타인 개리 플레이어가 설계했고, 일본 PGA 챔피언십 등이 열린 명문 코스다.

재일동포들은 한국 발전에 도움이 됐다. 1961년 박정희 집권 후 한국과 일본이 교류를 시작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일본에 있는 동포들을 불러 “한국이 먹고살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에 방림방적, 충남방적, 구로공단 등이 그렇게 생겼다. 동포들이 일본에 한국대사관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