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육상선수 되겠다는 딸, 어쩌죠"…엄마 트라우마 더 급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2.08.11

내년 중학생이 되는 딸 혜림(가명)이가 이 중요한 시기에 갑자기 육상부에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저는 결사 반대하고 있어요. 공부도 곧잘 하는데, 아이가 고생길을 자처하는 것 같아서요. 아이가 하도 성화라 얼마 전 열린 육상대회에 참가해보라고 했어요. 그런데 100m,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1등을 한 겁니다. 그 뒤 고민이 커졌어요. 아이의 앞길을 걱정해준답시고 재능을 꺾을까 봐섭니다.
아이가 육상부에 들어가는 걸 반대하는 이유가 있어요. 저의 오빠와 언니가 각각 미술과 피아노를 전공했거든요. 부모님이 뒷바라지하느라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어 하셨죠. 그래서 전 성악을 포기했어요. 시간과 돈은 많이 드는 데 비해 전공 후 마땅한 직업을 찾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로요.
이런 제 경험 때문에 그동안 아이의 재능을 외면해왔어요. 혜림이는 육상 이전에도 피아노를 하고 싶어했거든요. 딸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만난 선생님마다 혜림이가 소질 있다고 했었죠. 그때마다 전 “전공할 생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육상을 하겠다는 아이의 결심은 단호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충돌하다가 사춘기 때 담쌓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요. 저도 아이 하고 싶다는 거 다 들어주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죠.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잖아요. 경제적 뒷받침도 필요하고, 선수가 될 게 아니면 무슨 직업을 가져야 할지 막막하고요. 아이가 고생하는 것도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꿈에 반대하는 게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으세요? 엄마가 그랬다고 아이도 그럴까요? 엄마의 경험과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