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레터 142호, 20201.9.16
Today's Interview
음성 AI 스타트업 '리턴제로' 이참솔 대표
오늘은 목요 팩플, 인터뷰를 소개 드립니다.
취재하며 만나는 창업자들의 에너지는 늘 남다릅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고, 그걸 다른 누구 아닌 내가 풀어야겠다는 열정과 실력이 가득한 이들이죠. 그런데 창업자 레시피엔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지금 있는 곳이 어디든 현재의 익숙함 혹은 편안함을 벗어던질 수 있는 용기 말입니다. 최근 김정민 기자가 만나고 온 이참솔 리턴제로 대표는 이번이 두 번째 창업입니다. 그는 카카오에서 점점 일이 재미없어져서 뛰쳐 나왔다고 합니다.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문제도 발견했다고 하고요. 리턴제로의 도전, 오늘 인터뷰에서 한 번 보시죠.

팩플레터 142호
매일 9390시간의 음성이 텍스트로 바뀌는 곳. 통화 녹음을 채팅 화면처럼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앱 ‘비토’ 이야기다. 비토는 지난해 4월 베타 서비스 출시 후 지금까지 사용자 24만명을 모았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38만회. 전화를 끊고 수초 내에 정확한 텍스트를 볼 수 있어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지난달엔 국내 B2B 사업과 중국에 진출했다.
비토를 개발한 리턴제로는 2018년 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KAIST 전산학과 동기인 이참솔 대표와 정주영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현종 개발팀장이 공동 창업했다. 리턴제로는 같은 멤버들의 두 번째 창업이기도. 2011년의 첫 창업 ‘로티플’은 그해 카카오에 인수됐다. 세 사람은 2015년까지 카카오에서 PC카톡과 카카오택시 등 핵심 서비스들을 개발했다.
팩플은 지난 2일 이참솔(37) 리턴제로 대표를 만났다. ‘넥스트 네이버·카카오’를 노리는 그는 잘나가는 카카오를 왜 뛰쳐나왔는지, 음성인식 AI가 미래의 일자리를 어떻게 바꿀지 차분하고도 분명하게 소개했다.
Big Wave: 아이폰, 카카오, 알파고
이 대표는 IT 업계의 큰 흐름에 매번 올라탔다. ‘아이폰 쇼크’에 첫 창업을 결심했고, ‘알파고 쇼크’에 두 번째 창업을 했다. 직원 100명도 안 되던 시절의 카카오에 들어가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믿을 때 낼 수 있는 힘이 얼마나 큰지” 배웠다. “새벽에든 산에서든 작은 장애가 나면 모든 팀원이 자발적으로 전쟁 치르듯 문제해결에 달려드는 힘”은 “당시 IT업계를 평정한 네이버에 도전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던 힘”이었다. 그가 회사를 나올 때쯤 카카오 직원은 2000명으로 늘어 있었다.
- 원래 창업할 생각이 있었나.
- “KAIST 기숙사에서 ‘창업하면 좋겠다’고 밤새 떠들던 학생들이긴 했다(웃음). 졸업할 때가 되니 닷컴버블도 끝나가고 창업할 분위기가 아니더라. 병역특례로 입사하거나 대학원에 가는 등 친구들이 각자의 삶을 살았는데, 2007년에 아이폰이 나왔다. 세상을 바꿀 단초 같았다. 그래서 모바일 소셜커머스 스타트업 ‘로티플’을 창업했다.”
- 결국 카카오행을 택했다.
- “IT기업이라면 서비스에 최첨단 기술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몽상이었다. 그땐 지금처럼 간편결제가 안 됐다.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중도에 결제를 포기했다. 서비스 검증에 실패하고, 피벗하려던 도중 인수 제안을 많이 받았다. 모바일 개발자가 절박한 시기였으니까. 운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