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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변호사 회원 절반이 사라졌다…생존위기 맞은 로톡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2:48

업데이트 2021.09.23 15:23

변호사와 의사 직역 단체가 스타트업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는 지난 5월 변호사들이 ‘법률 플랫폼’에 가입할 수 없도록 광고 규정을 고쳤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료 플랫폼’을 통한 광고에 초법적인 자체 심의를 적용할 수 있도록 법안을 고치고 있다. 변호사와 의사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 사회를 주름잡아온 전문직. 하지만 플랫폼 앞에선 ‘을(乙)’을 자처하며 퇴출을 외치고 있다.

이들의 주적(主敵)으로 지목된 스타트업 로톡과 강남언니는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시장인 법률·의료 서비스 시장 혁신을 외쳤지만 직역 단체 반발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두 기업의 창업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플랫폼과 변호사·의사 단체들 간 협업은 가능한 것일까. 팩플팀은 두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났다.

[팩플] 변협ㆍ의협 vs 플랫폼, 누가 진짜 乙인가

변협·의협 압박에 '스타트업 플랫폼' 이중고 ① 로톡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왼쪽)와 정재성 부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왼쪽)와 정재성 부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로톡 퇴출.” 올해 변협의 최대 숙원 사업이다. 변협은 지난 5월 ‘플랫폼에 변호사가 참여하거나 광고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변호사 업무 광고규정을 바꿨다. 이후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게 수차례 ‘계속 이용하면 협회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로톡은) 합법적 서비스”라고 했지만, 변협의 강경한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 3월 3996명이었던 로톡 가입 변호사 수는 6개월만에 1901명(7일 기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본환(39) 대표, 정재성(38) 부대표는 “로톡 서비스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시절인 2012년,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출신 정 부대표와 함께 로앤컴퍼니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IT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스를 선진·대중화 하겠다는 로톡의 존재이유와 가치는 누군가가 공격한다고 변하지 않는다”며 “힘들어도 그걸 지켜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넉달만에 변호사 2000명 탈퇴

왜 법률 플랫폼을 창업했나.
김 대표 “로스쿨 입학 전 여러 선배 변호사의 조언을 들었다. 변호사가 많아져, 포털에 광고 마케팅 출혈 경쟁이 심해 힘들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런데 막상 주변에선 믿을만한 변호사를 찾기 어렵다고 난리였다. 변호사도 힘들고 변호사를 찾는 사람도 힘든 이 시장을 바꿔보기로 했다.”
과거에도 여러 리걸테크 기업이 있었는데, 로톡은 뭐가 다른가. 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김 대표 “환경이 변했다. 2011년만 해도 변호사 수 1만명이 갓 넘었다. 그런데 지금은 3만명이다. 또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현행 변호사법 상 플랫폼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광고 사업이 이젠  ‘규모의 경제’ 여건을 갖춘 것이다. 로톡은 2014년 출시 후 7년을 버틴 플랫폼이다. 로톡은 광고 사업의 핵심 기반 콘텐츠를 7년간 쌓아왔다.”
법률 영역에 플랫폼이 왜 필요한가.  
정 부대표 “민사소송에서 원·피고 중 어느 한 쪽이라도 변호사 없이 법원에 가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는 변호사가 한명도 없다’는 응답자가 62.6%나 됐다. 변호사가 3만명이 넘게 있어도,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의미다. 누구나 변호사 도움이 필요할 때 정보 탐색부터, 법률상담까지 한번에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변호사 입장에서도 IT플랫폼을 활용하면 더 좋다. 판례 및 자료검색, 분석 등을 IT기술로 효율화한다면 이전 같으면 사건 하나 처리할 시간에 3~4건을 해결 할 수 있다. 그러면 수임료를 낮추고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지 않나. 플랫폼이 이를 도울 수 있다.”

아는 변호사 대신 유능한 변호사 연결 

플랫폼 한 축인 변호사 단체가 계속 반대한다.
김 대표 “법률 서비스는 정보비대칭 시장이다. 법조브로커가 왜 존재하겠나. 이런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플랫폼 역할이 필요하다. 모든 변호사가 우리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우리를 지지하는 변호사도 많다.”
정 부대표 “현재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에게 ‘탈퇴하라’는 전화가 계속 온다고 한다. 변협 징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탈퇴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도 1900명이 아직 남아있다. 그분들이 응원하는 글을 남겨준다. 우리는 법률 분야에서 IT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법무부가 얘기했듯이 합법 서비스다. 지금은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로톡 광고. [사진 로앤컴퍼니]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로톡 광고. [사진 로앤컴퍼니]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고 변호사들이 종속될까봐 걱정하는 것 아닐까.
정 부대표 “우리는 이제 막 커가는 스타트업이다. 그걸 네이버와 같은 큰 플랫폼과 동일한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모든 플랫폼이 다 그렇게 될 거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대한민국 모든 중소기업을 없앨 근거가 된다. 미국에서도 대형 빅테크를 규제하지만 스타트업은 육성하고 키운다. 그래야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후생도 좋아진다.”
변호사 단체에선 공공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한다.  
김 대표 “좋게 본다. 플랫폼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자본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면 좋겠다. 그런데 합법적인 특정 플랫폼을 죽이려는 현재 방식은 문제가 있다.”

법률시장 선진화·대중화 목표

돈은 언제 벌 것인가. (로톡은 누적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아직 적자 기업이다)
김 대표 “현행법상 우리는 광고 사업을 하거나, 정액제 서비스 솔루션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론 IT솔루션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변호사가 의뢰인과 만나는 플랫폼을 1단계로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가 법원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세스에 IT 서포트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논문 검색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병원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환자 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듯, 법률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다.”
일각에선 플랫폼이 더 잘 활동하도록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대표 “전혀 아니다. 우리는 2012년 창업 때부터 변호사법을 연구했다. 모든 팀원들의 책상 위에 변호사법을 인쇄하여 붙여놓았을 정도다. 우리의 모든 기획은 거기서 시작됐다. 현행법은 고정값이다. 이 안에서 가급적 최대한 의뢰인과 변호사를 만나게 하는것이다.”
앞으로는.
정 부대표 “헌법소원을 내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이미 다 했다. (변협과)협업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IT기업과 법률 서비스 공급자(변호사)가 상생할 방안을 같이 논의하고 큰 그림을 그려가고 싶다. 우리는 이 시장을 더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로스쿨 변호사가 계속 나올 텐데, 시장 확대 없이는 (변호사들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 위 인터뷰는 9월 23일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함께 나간 홍승일 강남언니 창업자의 인터뷰를 보시고 싶으시거나 잘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이슈 해설, IT 리더들의 인터뷰와 칼럼을 이메일로 받아보시려면 팩플레터를 구독하세요.

[팩플] 변협ㆍ의협 vs 플랫폼, 누가 진짜 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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