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국가비상사태임을 인식하라", 문 대통령의 말입니다 

서울역 앞 선별진료소에 줄선 시민들. [뉴스1]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 2주 전에 영국에서 한국에 왔습니다. 30년간 영국에 거주한 교민으로 잠시의 방문입니다. 런던에서 한인 여행사의 관리 책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점심 자리에서 ‘락 다운’으로 여행사 문을 오랫동안 닫았을 텐데 어떻게 버텼냐고 물었습니다. 

“영국 정부가 여행사 직원들 월급의 80%를 지원했어요. 그거 아니면 견디기 어려웠을 거예요. 다행히도 전에 있던 직원들 모두 지금 여행사에 그대로 있어요.”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런던의 한인 여행사가 확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문 닫은 여행사가 많아요. 정부가 경비의 80%를 줬지만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곳들이 있었어요. 우리는 평소에 투명하게 매출과 직원 급여를 신고한 덕을 봤어요. 정부가 그걸 기준으로 보상금을 지급했으니까요. 

모두 알다시피 영국에서도 자영업자 영업 제한이 있었습니다. 아예 문을 닫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실효적 손실 보상을 했습니다. 요즘 한국 정부가 즐겨 쓰는 표현인 ‘톱 텐(10)’의 나라에서 우리처럼 ‘무늬만 보상’을 한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시민의 영리 활동에 제한을 가한 것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나 업소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면 장기간 사회보장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보상 비용 중 상당 부분은 덜 증가하는 복지 지출로 상쇄된다는 계산도 했을 것입니다. 

위에 쓰여 있듯이 영국에서의 80% 보상은 자영업자들에게 매출, 소득 신고를 정확하게 해야 유사시에 제대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자영업자들 세원이 투명해지는 만큼 앞으로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말이 이런 일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여러 관리가 고백하고 있듯이 지금 한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의 핵심 이유는 자영업자 보호 때문입니다. 한계 상황에 다다른 업자들이 많아 영업 제한을 다시 가하면 민심이 몹시 흉흉해질 게 명약관화입니다. 자영업자들 보상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그동안 많은 사람이 얘기했습니다. 모든 국민 또는 88%의 국민에게 몇십만원씩 뿌릴 때 그럴 돈이 있으면 실제로 영업 손실을 본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신문 사설에도 숱하게 실렸습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고치고 방역 대책을 정비하길 바랍니다. 많은 국민이 병상이 비기만을 바라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치명률이 치솟습니다. 영국의 4.5배라는 보도가 나옵니다. ‘오징어 게임’의 대사 “이러다가는 다 죽어”가 떠오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을 적어 봅니다. 메르스 사태 때의 일입니다. “위기 경보 수준을 격상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답답하다. 국가비상사태임을 인식하라.”(2015년 6월 8일),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임을 자부했던 대한민국이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였나 하는 허탈감과 상실감만 남았다. 슈퍼 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다.”(2015년 6월 22일).

<지금 상황은 숨 막힐 정도다. 중증환자 병상은 서울이 89%(수도권 85%) 찼고, 연일 90%를 오르내린다. 수도권의 의료대응역량 대비 확진자 발생 비율이 2주 전 89.5%에서 지난주 111.2%로 급등했다. (중략) 최재욱(예방의학) 고려대 의대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잠정 중단하고 종전의 거리 두기 4단계나 더 강한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서킷 브레이커 발동 시기를 놓쳤다. 영업시간을 오후 6시로 제한하고 사적 모임을 2인으로 줄여야 할 것 같다”며 “늦을수록 일이 커져서 ‘크리스마스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 자 중앙일보 1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신성식 전문기자가 ‘브레이크에 발을 얹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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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ning's pick

1. "대통령 권력 줄이겠다"

<“1탄은 프레지던트 개혁, 다시 말해 대통령 권력 내려놓기 프로젝트”라며 “작은 청와대를 컨셉으로 윤 후보가 스스로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놓는 것들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권력개혁의 위한 위원회를 만든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선 후보들이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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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북한에 제재 동원할 것"

<위 전 대사는 “이재명 후보의 대북정책은 이념 주도적이고 유화적이라는 추정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후보는 대북정책에서 현실주의와 실용주의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위 전 대사는 “북한과의 협상 및 관여는 유연한 방식으로 진행하겠지만, 북한의 약속 위반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뿐 아니라 인센티브와 불이익(disincentive), 제재와 압박 같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에 있는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의 말입니다. 북한 측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지난달에 북한의 선전 매체는 이 후보를 향해 ‘푹 썪은 술’이라는 막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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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북이 꾸준히 소통"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 간 종전선언 관련 문안 조율은 마무리 단계에 와있지만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닌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특히 그동안 한미 간의 종전선언 문구 조율 과정에서도 북한과 꾸준히 소통해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북한과의 ‘내밀한 소통 채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에 별도의 대화 창구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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