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정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결코 꿈이 아닌 트럼프의 "나 돌아간다"

지난날 30일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4차전 경기장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I will be back!” 영화 ‘터미네이터’의 마지막 장면에서 기계 인간(아널드 슈워제네거)이 남긴 대사입니다. 그는 실제로 터미네이터 속편으로 스크린에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10월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군 병원에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대사를 그대로 읊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공개했습니다. 그 장면은 한 달 뒤의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다 해도 4년 뒤에 다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그도 터미네이터처럼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올까요?

트럼프 전 대통령 덕분에 지구촌의 많은 사람이 미국 대통령의 임기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연임으로 8년까지 집권할 수 있고,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다시 출마해 재선 대통령이 될 수는 있지만, 그 경우에는 4년만 집권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이어서 하든, 물러났다가 다시 하든 총 8년까지만 집권할 수 있고 어떤 경우든 3선은 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기시켜 줍니다.

이런 미국 제도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백악관을 후임 대통령에게 내줬다가 다시 출마해 주인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면서 본 미국 대통령은 모두 권좌에서 내려온 뒤 현실 정치판을 떠나 전직 대통령으로 고고하게 여생을 보냈습니다.

245년의 미국 역사에서 연임이 아닌 재선으로 두 차례 대통령이 된 사람이 딱 한 명이 있습니다. 미국의 22대, 24대 대통령인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입니다. 민주당 소속으로 본래 직업은 변호사였고,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뉴욕주지사였습니다. 1888년의 선거에서 공화당의 벤저민 해리슨 후보에게 패배해 연임에 실패했으나 4년 뒤에 대통령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분입니다. 역사책에 최초의 주미공사로 등장하는 박정양이 1888년 1월에 클리블랜드 대통령을 알현하고 고종의 국서를 전달했습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는 “트럼프의 2024년 출마를 막을 수 있는 것은 트럼프뿐이다”는 정치 평론가의 코멘트가 들어 있었습니다. 출마하고 안 하고는 그의 의지에 달린 일인데, 나오고자 마음먹으면 공화당 대선 주자가 될 확률은 거의 100%라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여론조사를 보면 그는 공화당 지지층에서 7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세 번째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자신이 이겼으나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까지 담은 말입니다.

어제 개표가 이뤄진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친트럼프 성향의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이 약 10%포인트 차로 공화당을 이겼던 곳입니다. 대선 1년 뒤에 치러진, 그것도 민주당이 줄곧 선거에서 승리했던 곳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유권자가 늘고 있다고 전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주요 계기가 됐다는 보도가 많습니다. 내몰리듯 쫓겨 나오고, 그 와중에 테러로 미군 병사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를 보며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나올 때 나오더라도 당당하게 귀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미국 국민이 기대했나 봅니다.

버지니아주 선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과연 ‘트럼트 시즌 2’의 드라마가 만들어질까요? ‘폭군의 귀환’이라는 소설책 제목이 떠오릅니다. 워싱턴 특파원이 이번 선거의 결과가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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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ning's pick

1. 금기어가 된 '원전'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며 “이는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고 말했다. (중략) 그러나 문 대통령은 원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동 의향”을 보였다고 밝힌 아데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아예 ‘원전’에 대한 언급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원전에 도대체 무슨 죄가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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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만배·남욱 구속

김만배 전 기자와 남욱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내줬습니다. 두 사람 모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배임 행위에 공모했다는 것이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의 핵심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세 명에 정영학 회계사를 포함한 4인의 범죄로 수사가 마무리 되어 가는 것 같다는 관전평이 나옵니다. 한 번의 수사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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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과 예측 어렵다"

“조직력으로 동원 가능한 수준의 투표율은 이미 넘어섰다. 최종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경선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포함된 당 관계자의 말입니다. 최종 투표율이 70% 안팎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각 후보들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경선 참여 열기가 어느 후보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경선은 오늘 끝납니다. 누가 제1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될지에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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