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외교적 성과의 무게감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기 최면적 외교 수사에 대해 고민해 봤습니다.


'심리적 G8' '사실상 핵 공유' 외교도 정신승리로?

지난 21일 히로시마에서 다시 만난 한미일 정상[히로시마 AP=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에 그동안 잘 동의하기 어려웠다. 문재인 정부 시절 약화된 한·미 동맹을 바로 세우고, 전 정부에서 특히 엉망이 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현 정부의 외교 방향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너무나 분명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나온 야당 의원의 질의 중엔 오랜만에 귀담아 들을 만한 대목이 있었다. 윤호중 의원의 질의였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외교는 결국 말로 하는 것인데, 우리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너무 심리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우리 정부나 여당 관계자들이 외교 관련 사안에 대해 브리핑할 때 객관적인 사실을 약간 부풀리거나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얹어 말하는 경향이 있어 결과적으로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었다. 그동안 필자도 윤 의원과 비슷하게 느낀 적이 꽤 많았다.

윤 대통령의 G7(주요 7개국)정상회의 참가와 그 성과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은 심리적 G8 국가에 올랐다"고 평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4일 국회에서도 관련 대화가 오갔다.

^윤 의원="장관께서도 대한민국이 G8,세계 8강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박 장관="여러가지 국력의 지표가 다양하지만 경제 규모나 방산 생산능력, 군사력,원자력 등 여러가지를 종합하면 사실상 세계 8강의 수준에 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윤 의원="그럴만한 자격은 있다는 것인데, 그것을 심리적 G8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박 장관="실제 지표상으로 이런 수치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