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에 따른 '시황제 대관식'과 '덩샤오핑 체제의 종말'이란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시진핑 '시황제' 3연임 대관식, 굿바이 덩샤오핑 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2018년 12월 ‘개혁·개방 40주년 경축대회’에서 리커창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시진핑( 習近平·70)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세 번째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2952명의 대표가 출석해 찬성 2952표, 반대 0표, 기권 0표로 당선됐다. 북한을 비롯해 과거 공산주의 독재 국가에서 흔했던 100% 찬성률이다.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세 번째 당 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예정된 수순에 따라 국가주석에 올랐다. 이로써 시 주석은 2018년 3월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규정을 폐지한 개헌 덕분에 마침내 명실상부한 '시황제 대관식'을 치른 셈이다.

정치인으로서 시 주석에게 국가주석 3연임은 개인적으로 보면 크나큰 영광일 것이다. 중국공산당 '8대 원로'였던 아버지 쉬중신(習仲勳) 전 부총리조차 꿈꾸지 못했던 사실상 1인 지배 체제를 굳혔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도 시 주석의 권력을 견제하거나 권위에 감히 도전할 수 없게 됐다. 말 그대로 경쟁자가 없는 막강한 1인 천하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PRC)이라는 14억명의 공동체 관점에서 볼 때 1인 독재 체제의 고착화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국내적으로는 경직된 리더십으로 인한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견을 제기하지 못하고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다양성도 창의성도 희생될 수 있다.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 시 주석이 이끈 지난 10년 중국 경제는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대외 환경도 낙관할 수 없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더 거칠어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미·중의 지정학적 패권 갈등이 더 격화하고 있고,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밸류 체인(GVC)에서 중국 배제 움직임도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