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정치인들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한 얘기입니다. 


기자들이 좋아하는 신사 정치인, 그들은 왜 고전하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뒀던 2021년 3월 당시 유승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립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중앙포토]

 2022년 백봉신사상 대상을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이 수상했다. 백봉신사상은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제헌 의원·국회 부의장 등을 지낸 백봉(白峰)라용균 선생을 기리는 취지로 1999년 제정된 상이다. '자기통제력과 정직성의 발휘는 물론 공정하고 원칙을 준수하되, 원칙에만 집착하지 않고 유연한 방식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인사'가 대상이다. 2018년까지는 정치부 기자들만의 설문으로 뽑았는데, 그 이후엔 동료 의원들도 함께 뽑는다. 

 수상자들은 대체적으로 현장 정치부 기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정치인들로 보면 된다. '자기통제력''정직성''유연한 원칙''의회주의 실천' 등이 수상을 위한 키워드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이념적으로 극단을 치닫지 않고, 성격이 합리적이며, 다른 정당과 대립하는 와중에서도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자신의 당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할 줄 아는 정치인들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다. 수상 이후 성향이 돌변한 경우도 있지만, 수상 당시엔 대체적으로 그랬다. 

 이번 대상 수상자인 주 의원은 지난 2020년에도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공동 대상 수상자로 뽑혔다. 하지만 당시에도 국민의힘의 원내대표였던 그는 여야 대치가 격했던 정국 상황을 고려해 수상을 고사했는데, 이런 경우는 1999년 상 제정 이후 그 때가 유일하다. 

주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란 낙서로 파문을 일으킨 두 수석 비서관을 회의장 밖으로 퇴장시켰다. 국민들 입장에선 너무나 당연하고 상이라도 줄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용산 대통령실과 소위 '윤핵관'들에게서 "같은 편 맞느냐"는 타박을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