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의 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황상무 수석의 “MBC는 잘 들어” … 웃자고 한 말 맞습니까?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오씨가 집을 나서자 범인들은 큰길로 통하는 2차선 도로를 따라 2백여m쯤 뒤좇아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오씨가 영동대로 변 대주 사우나 앞길에서 뒤를 돌아보자 이 중 2명이 다가와 『오홍근씨냐』고 물었으며『「대공」에서 나왔는데 같이 가야겠다』며 오씨의 양팔을 붙잡았다. 이때 오씨가 때마침 출근 중이던 아파트 경비원 김종걸씨(44)를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 김씨가 다가오자 나머지 범인 1명이『우리는「대공」에서 나왔으니 상관 말라』며 김씨를 부근 골목길로 끌고 갔다. 범인들은 오씨가 신분증제시를 요구하며 완강히 반항하자 지나가는 택시를 세운 뒤 강제로 태우려 했으며 오씨가 승강이 끝에 손을 뿌리치는 순간 한 명이 주먹으로 오씨의 얼굴을 때리고 또 다른 범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왼쪽 허벅지를 깊이 3㎝, 길이 20㎝가량 내리쳤다.>

1988년 8월 6일 자 중앙일보 기사의 일부입니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4일 기자들 앞에서 거론한 ‘오홍근 피습 사건’에 대한 것입니다. 기사의 ‘대공’이라는 표현은 ‘국가 보안 관련 기관’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 오홍근 기자(2년 전 작고)는 중앙일보 선배입니다. 당시 중앙경제신문 창간(3일 뒤인 8월 9일 첫 발행)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범인들은 칼부림 뒤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수사에 나선 경찰이 며칠 뒤 육군 정보사령부(정보사) 쪽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의 투철한 직업의식 덕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