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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요한 혁신위, 이런 정도로 변화 일으킬 수 있겠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김성룡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9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그의 참석에 대해 ‘개인 자격’이라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안 위원장은 혁신위 첫 회의를 개최한 뒤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단히 불행한 일이고,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그곳에 (가는 건) 기본적인 예의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고, 현장에서 신고가 들어오는데도 적절치 대처하지 못한 책임은 우선 정부와 여당 등 집권 세력에게 있습니다. 이태원이 속한 용산구청장 역시 국민의힘 소속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진 고위층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 추모제도 민주당이 당원 참석을 독려하는 ‘집중 집회’ 형태를 취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를 찾아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 추도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이 현장 참석 대신 교회에서 추도사를 하는 모습은 낯섭니다. 인 위원장이 정녕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했다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 대통령에게도 참석을 강력히 요청했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참석해 유가족을 보듬는 자리에서 야당이 정치적 행위를 강하게 노출했다면 오히려 중도층은 그런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을 것입니다. 여권은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은 참사에 위로와 참회를 할 기회가 늦게나마 찾아왔음에도 스스로 외면한 꼴입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인요한 혁신위가 꾸려졌지만 쇄신의 파급력이 퍼지는 듯한 신호는 약합니다. 혁신위 구성부터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여성과 청년층이 많이 포진했지만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