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천하로 끝난 '샘 올트먼' 축출 사건

[Point.1] 챗GPT의 아버지

지난주 레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이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MS의 주가를 끌어올린 결정적 한 방은 바로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를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었죠. 그 오픈AI에서 각본없는 드라마가 전개돼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이 축출당하면서 시작합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픈AI 이사회는 자사 홈페이지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를 맡을 것이란 내용의 성명을 올립니다. 샘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해임 소식에 인공지능(AI) 업계는 물론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는데요. 1985년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오픈AI 이사회는 이 성명에서 올트먼이 떠나는 이유를 밝혔는데, 다소 애매했습니다.

“올트먼의 사임은 이사회의 신중한 검토 절차에 따른 것입니다. 이사회는 그가 이사회와의 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not consistently candid)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데 방해가 됐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사회는 그가 더 이상 오픈AI를 계속 이끌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습니다.”(오픈AI 이사회)

자, 이 드라마를 정주행하기 전에 오픈AI의 히스토리와 지배구조를 알고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했는데, 설립 목표가 꽤 거창합니다. 단순한 기술 스타트업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거대 기술 기업이 인공지능(AI)를 독점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취지였고요. 오픈AI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 수준의 AI인 일반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하는 것이죠.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거물급 인사들이 함께 했습니다. 올트먼과 뜻을 같이 했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링크트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제로 투 원』의 저자로 잘 알려진 피터 틸 등이 참여했죠. 머스크와 호프먼 등은 이미 의견 차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픈AI를 떠나긴 했습니다.

창립 멤버 중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인물들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나오게 된 그렉 브록먼 전 이사회 의장과 올트먼의 해임을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입니다. 일리야는 딥 러닝계의 거장 제프리 힌튼 교수와 앤드류 응 교수의 제자로, 챗GPT의 설계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올트먼, 브록먼에 이어 오픈AI의 3인자 정도로 보면 됩니다.

오픈AI의 성명 이후 도통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랐는데 브록먼이 자신의 엑스(X) 계정에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올트먼은 전날(16일) 밤 일리야로부터 금요일(17일) 정오에 이야기하자는 문자를 받았다. 올트먼이 다음날 구글 미트(구글 화상 플랫폼)에 참여하자, 나를 제외한 이사회 멤버 전체가 그곳에 있었다. 일리야는 올트먼에게 ‘해고될 것이고 뉴스는 곧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 나도 이사회에서 해임되고, 올트먼이 해고됐다는 말을 들었다.”

오픈AI 이사회 멤버는 올트먼과 브록먼 그리고 일리야를 포함한 6명이었는데요. 결국 일리야 주도로 올트먼과 브록먼을 제외한 4명이 이번 해임을 결정한 것이죠.

이사회가 올트먼을 내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설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테크크런치 등 미국 언론에선 올트먼이 이사회와 갈등을 겪었거나 회사 내 보안 문제를 일으켰거나 개인적 가족사 등으로 해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올트먼이 몰래 새로운 AI 벤처 설립을 추진한 게 해고의 이유일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죠. AI의 위험성에 대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리야가 자사의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올트먼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점점 더 우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황당한 건 오픈AI의 최대주주로 알려진 MS도 올트먼의 해임 소식을 뉴스가 나오기 불과 1분 전에 알았단 사실입니다. 오픈AI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배구조를 보면 이사회가 최정점에 있고, MS는 ‘소수 지분 소유자(Minority owner)’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21일(현지시간) “오픈AI의 특이한 이사회 구조가 불확실성의 근간이 됐다”며 “단 4명의 이사회 구성원이 창업자를 회사에서 밀어내고 직원들의 반란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AI 리더로 꼽힌 오픈AI의 미래가 위태로워졌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드라마가 아니죠. 반전이 있습니다. 오픈AI의 투자자들과 직원들이 올트먼 편을 들면서 이사회의 입지가 좁아졌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이 올트먼의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했고, 일부는 MS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판을 뒤집는 승부수를 띄우죠. 올트먼을 MS에 합류시켜 새로운 첨단 AI 연구팀을 이끌게 한 겁니다.

“(이사회 멤버들의) 쿠데타가 아니냐”며 반발했던 오픈AI 직원들도 연판장까지 돌리며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오픈AI 770명 중 700여명이 서명한 이 연판장에는 “이사회 이사들이 전원 사임하지 않으면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힘의 균형이 MS쪽으로 기울자 사태 초기 떨어졌던 MS의 주가도 다시 반등했습니다.

수세에 몰린 이사회는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놓고 다시 협상을 재개했고 결국 22일 올트먼이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오픈AI는 올트먼의 귀환과 함께 그를 내쫓았던 이사회 일부를 재구성하는 데도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한 회사의 경영권 분쟁으로만 보기보단 AI를 둘러싼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하면서 나온 하나의 촌극이 아닐까 하는데요. 복귀한 올트먼의 오픈AI는 궁극의 AGI로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지켜보면서, AI에 대한 나의 입장을 한 번 정리해보는 기회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요.

[Point.2] 현금흐름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3.2%를 기록하자, 시장 일각에선 “긴축은 끝났다”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정작 운전대를 잡은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그럴 생각이 없는 눈치입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 주식·부동산 등 대다수 자산 가격은 내려가게 마련이죠. 기업이 고금리 부담을 못 이겨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가면 자산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푸념이 나옵니다.

대피처가 있습니다. 바로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인데요. 현금이 귀한 시절엔 현금 창출력이 좋은 기업이 위기를 잘 버티게 마련이기 때문이죠. 워런 버핏도 지난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나를 믿으세요. 현금은 쓰레기가 아닙니다."라고 강조한 이유입니다.

글로벌 X 미국 현금흐름 왕 100지수(Global X U.S. Cash Flow Kings 100 Index)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를 비교해보면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의 힘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미국이 통화 긴축을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S&P500 지수는 10.8% 하락했지만, 현금흐름 왕 100 지수는 0.2%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 9월 말부터 최근까지도 S&P500은 23.2% 상승했지만, 이 지수는 31.1% 올랐습니다.

[머니랩]은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이 왜 고금리와 경기 침체를 잘 견디는지, 이런 기업을 어떻게 선별하는지, 상장사 중 현금흐름 관점에서 저평가된 기업은 어떤 곳인지 등을 살펴봤습니다.

고금리엔 현금부자가 답이다, 그래서 주목할 기업 20곳

[Point.3] The JoongAng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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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4] 한국의 닥터 둠

Feat.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