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주가조작...피해 키우는 여의도의 '탐욕'

[Point.1] 미수금

다소 뜬금없는 질문일 수 있는데요. 제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나요.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제지 산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을 겁니다. 대중의 관심은 평상시 택배를 받을 때마다 쌓인 골판지 종이 상자를 보며 “이렇게 써도 환경에 괜찮은 건가”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제지 산업을 대단한 성장 산업이라고 말하긴 어렵죠. 택배 거래가 활발하니 골판지 상자 수요는 늘었지만 그래봐야 전형적인 내수 산업입니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서 과거보다 일반 용지에 대한 수요도 줄었어요. 생산을 위해선 대규모 설비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력 비용도 크고, 원자재인 펄프 등의 가격 변동성도 크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소수의 기업만 영위하는 산업도 아니라 경쟁도 치열합니다. 2021년 골판지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만 363개였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이긴 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여러모로 매력적인 산업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이것 말고도 반도체, 전기차, 2차 전지, 인공지능(AI) 산업 등 투자할 곳이 많으니까요.

이처럼 별다른 호재가 없는 제지 산업에 속한 한 기업의 주가가 올해만 730%가 올랐습니다. 영풍제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수상할 정도로 주가가 올라 지난 4월 ‘라덕연 사태’와 비슷한 ‘작전주’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요. 기어이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난 18일 모회사인 대양금속과 함께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것. 즉각 매매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소문은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전날인 17일 검찰은 영풍제지의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모씨 등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체포 사실이 알려지자 공범 등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됐죠.

이들 일당은 시세조종에 100여개 이상의 혐의계좌를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덕연 사태'와 마찬가지로 다수 계좌를 동원해 매일 조금씩 시세를 상승시키는 수법이었죠. 호재도 없이 주가가 서서히 오르자 금융당국에선 이미 지난 7~8월부터 영풍제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불은 증권가로 옮겨 붙었습니다. 키움증권이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영풍제지 하한가로 고객 위탁 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 이후 첫 거래가 이뤄진 23일 키움증권 주가는 23.95% 급락했습니다.

미수금 규모는 키움증권 상반기 순이익인 4258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인데요. 물론 미수금 전부가 손실로 잡히진 않습니다.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미수 고객들 중 일부가 변제한다면 일부는 돌려받을 수 있어서죠. 하지만 시세조종 일당이 주로 키움증권 계좌를 이용한 만큼 수천억원대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삼성증권은 영풍제지의 거래가 재개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키움증권의 손실액은 2000억원,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엔 35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26일 매매거래가 재개된다고 하네요.

왜 유독 키움증권의 피해가 클까요. 이는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시장의 의심을 받았던 영풍제지의 증거금을 100%로 상향 설정했습니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오로지 현금으로만 매수할 수 있어 미수 거래가 차단되죠.

미수 거래라는 건 일정한 증거금으로 주식을 산 뒤 실제 주식이 계좌로 입고되는 날(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후)까지 부족한 돈을 계좌에 넣어두는 방식입니다. 증거금은 종목마다 다르고, 증권사마다 내부 판단에 따라 다르죠.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야 100%로 조정했어요. 증거금률을 40%로 설정하면 현금 40만원만 있으면 당장 주식 100만원어치를 살 수 있습니다. 60만원은 거래한 날로부터 2영업일 이전까지만 채워 넣으면 되는 겁니다. 레버리지 효과가 있으니 주가 조작 세력들이 이용하기 좋았던 거죠.

키움증권은 지난 4월 ‘라덕연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차액결제거래(CFD) 문제로 900억원대 대손충당금을 쌓았습니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대형 사고에 휘말린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의문이 생기는 이유죠. 키움증권 측은 “리스크 관리에 일부 소홀했던 부분은 있으나 키움증권이 최대 피해자”라며 억울해 하는 상황.

사실 제일 억울한 건 아무 것도 모르고 영풍제지, 대양금속, 키움증권 주식을 샀던 개미 투자자들입니다. 주주 게시판에서도 성난 민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고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어서 안타깝습니다. 영풍제지는 올해 두 차례나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된 바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투자는 항상 신중히!

[Point.2]50대 직장인의 노후 고민

50대 회사원 김민수씨는 2031년 은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지역에 자가 주택도 마련해둔 데다 유학 등 예상하지 못한 일이 없다면 자녀 교육자금도 준비가 끝나 별다른 걱정은 없죠.

문제는 은퇴 후 생활비입니다. 김씨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월 300만원 정도를 생활비로 쓰고 싶습니다. 현재 쌓아둔 연금자산은 9000만원 정도인데 그동안 방치해둔 탓인지 올해 초 그동안 수익률을 확인해 보니 연 1%도 안 되는 수준이었죠.

김씨는 최근 머니랩 [연금연구소]를 참고해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한국형 배당성장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은퇴 전까지 매년 900만원 씩을 납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씨는 현재 상황으로도 목표 연금액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국내 최고의 연금 전문가들이 김씨에게 어떤 해법을 주었는지 살펴보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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