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8 Thursday #35
안녕하세요, 팩플 Weekly 구독자님!

AI의 늪 속에서 인사드리는 심서현 기자입니다.


메타(페이스북 운영사)가 거대 AI 모델 라마(LLaMA)를 오픈소스로 풀어버린 뒤, AI 업계는 캄브리아기 대폭발(5억4200만년전 고생대에 새로운 종이 쏟아진 생물 대폭발 현상)을 맞았습니다. 오픈소스 기반의 새로운 소형 AI 모델이 나날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이를테면, 오픈AI나 구글이 어린애를 영어유치원 보내가며 수험생 뒷바라지에 대학 4년 졸업시켜 제법 똘똘한 사회초년생(챗GPT)을 양성해 ‘늬 집엔 이거 없지?’ 자랑했는데, 메타가 초중고 12년 마친 18세(라마)를 ‘하나 키워보실라우?’ 라며 각 집마다 안겨준 격이랄까요. 0부터 시작해 100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시작점이 75라면 엄두 내볼 수 있으니 직접 AI 모델을 개발하는 곳이 많아진 거죠(물론 오픈AI의 GPT도 구글이 전에 오픈소스로 공개한 모델을 활용해 만든 거긴 합니다).


지금 전세계 AI 업계는 ‘폐쇄’와 ‘개방’으로 두 쪽이 났습니다. 오픈AI와 구글은 더 이상 AI모델의 핵심 기술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AI 연구계의 오픈소스 전통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세계 안전을 위한 AI 규제론자’로 변신해, 요즘 전세계를 순방하며 각국 대통령, 총리를 만나고 다닙니다. 그 반대편 기술 개방 진영에 메타, 허깅페이스 등이 있고요.

살짝 의심도 듭니다. 자기들은 AI 모델 완성해놓고, 인류 안전을 위한 AI 규제? 이거 ‘AI 사다리 걷어차기’ 아니야? 마치 ‘(우린 2차 산업 졸업했으니) 후진국들아, 지구를 위해 공장 그만 돌리고 탄소 줄입시다’ 말하는 선진국의 느낌이랄까요. 물론 메타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AI 발전을 위한 기술 공개라지만, 그냥 기술로 오픈AI 못 이기겠으니까 판 흔드는 거 아니야? 라고요.

한국의 입지가 다소 애매합니다. 미국은 주요 빅테크가, 중국은 정부가 AI 기술을 꼭 틀어쥐고 있고요. 기술과 자본으로 미중과 대결하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한국 내수에만 만족하기에는 그간 초거대AI에 투자한 돈과 쌓은 기술이 아깝습니다. 한국 내수를 잘 지키리란 보장도 없구요.

한국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까? 저희는 이런 고민을 담아 산업계와 학계의 AI 전문가 10인께 깊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AI 시장 구도 전망과 한국의 강약점, 생존법에 대해서 말입니다. 귀한 진단과 통찰을 전해주셔서 더중앙플러스(유료) 전용 리포트로도 담았고, 지난 7, 8일 이틀간 지면과 일반 온라인 기사로도 보도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AI리더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립니다.

‘또 AI냐’ 질리실 수도 있지만(ㅠㅠ) 이번 한 주 저희가 쏟아낸(!) AI 기사들을 찬찬히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기사 보러 가기 GO!










팩플 인터뷰

AI의 미래는 르네상스

얀 르쿤 뉴욕대 교수(튜링상 수상자)

안녕하세요. 팩플 인터뷰어 김인경 기자입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영화 ‘아가씨’)

AI는 인류에게 재앙일까요, 혹은 구원일까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세계적 석학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생의 길을 잃은 기분”이라고 털어놨습니다. AI가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빠른데, 악의를 품은 이들이 악용하면 인류에 해가 될 수 있을 거라고요. 벤지오 교수는 지난 5월 “AI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 구글을 떠났다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350여명과 AI로 인한 멸종 위험을 경고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데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엔 이런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주로 소개되지만요. 반대파도 있습니다. 이번주 인터뷰 주인공인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대표주자입니다. 르쿤 교수는 트위터에서 거침없는 주장을 펴곤 합니다. 벤지오, 힌턴 교수의 의견도 공개 저격하고, “개 수준의 AI을 설계할 수 있을 때까진 이를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합니다. 참고로 르쿤, 벤지오, 힌턴 3인방은 2018년 딥러닝 개척 공로로 컴퓨터과학계 노벨상인 튜링상을 받아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들입니다.

르쿤 교수는 메타의 AI 연구 총괄도 겸임하고 있는데요. 오픈AI·MS 연합군 대(對) 구글 구도로 흘러가던 AI 생태계는, 메타가 거대 AI 모델 ‘라마’를 오픈소스로 내놓으면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들은 기술 빗장을 닫는다는데 열고(오픈소스), 남들은 AI가 위험할 수 있다는데 르네상스가 올 거라 말하는 르쿤 교수의 생각, 이번 인터뷰에서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르쿤 교수는 인공일반지능(AGI)은 “아직 멀었다”고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걱정할 단계가 아니니, 일단 연구부터 하자는 겁니다.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이들의 상업적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기술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겠죠. 2023년 6월 버전의 AI는 무엇을 할 줄 알고, 무엇을 할 줄 모르는지를요. 각자가 주장하는 바에 따라 얻게 될 실익도 더 깐깐하게 따져볼 일입니다.

그런데 레터를 쓰다보니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만난 롭 라이히 스탠포드대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HAI, Human-Centered AI Institute) 부소장이 들려준 얘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기계가 인간만큼 똑똑하거나, 혹은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끔 합니다. 그런데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하면 안 되는 이유는 뭘까요. 더 고도화된 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계는 과연 유토피아일까요, 디스토피아일까요?”

‘딥러닝의 대부’ 얀 르쿤 교수가 말하는 오픈소스의 중요성, 거대언어모델의 한계, 인간의 뇌를 닮은 AGI의 가능성이 궁금하시다면 이번주 팩플 인터뷰에서 확인해보세요. 인터뷰 보러 가기 GO!


(※ 지난주 팩플 Weekly에서 위 인터뷰를 8일 목요일 아침에 공개한다고 예고했지만, AI 패권 전쟁을 다룬 기획 보도와 함께 하루 당긴 7일 아침 더중앙플러스에 공개됐습니다. 팩플 Weekly 구독자님들의 이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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