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스무 번째 이야기

마늘



일해백리(一害百利). 강한 냄새 빼고는 백 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말로, 마늘을 두고 하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마늘은 200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항암 효과, 피로 해소, 면역력 강화, 콜레스테롤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마늘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섬유질,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글루탐산, 칼슘, 철, 인, 아연, 셀레늄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어요.


마늘의 다양한 효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알리신(allicin)입니다. 알리신은 건강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며, 살균이나 면역작용을 돕는 천연 항생제로 알려져 있죠. 또한 체내 비타민 B6와 결합해 췌장 세포의 기능 및 인슐린의 분비를 활성화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요.

마늘 맛있게 먹기


알리신은 마늘의 주요 풍미 분자예요. 생마늘을 씹었을 때 강한 얼얼함과 알싸한 향이 바로 알리신에서 나오는데요, 조직이 깨지거나 으깨질 때 알리신이 나오기 때문에 마늘을 저밀 때보다 다지면 더 많은 알리신 분자가 생성돼요. 절구나 믹서기 등을 이용해서 마늘 세포 대부분을 으깨면 풍미가 극대화되는 거죠. 음식을 맛있게 만들고 싶다면 번거롭더라도 통마늘을 사뒀다 요리할 때 껍질을 바로 까서 사용하거나, 깐 마늘을 바로 다지거나 찧어서 써야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마늘은 생으로 먹으면 아리고 맵지만, 익히면 얼얼함이 약해져 풍미가 부드러워집니다. 바로 알리신이 가열하면 불안정해져 수많은 황분자로 분해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분해된 풍미 분자에는 톡 쏘는 맛이 없어지므로, 풍미가 부드러워져요. 다만 기름에 오래 볶을 때는 다진 마늘은 피해야 해요. 글래드호텔의 최재연 총괄 셰프님은 "마늘을 익히면 알싸하고 매운 향은 날아가고 고소한 향이 나는데, 다진 마늘의 경우 강한 불에서 오래 조리하면 타면서 쓴맛이 강해지므로 이때는 저민 마늘을 사용하라"고 강조했어요.


마늘 신선하게 보관하기



깐 마늘을 보관하려면 밀폐 용기에 설탕을 1cm 정도 깔고 키친타월을 깔아주세요. 그 위에 마늘을 올리고 다시 키친타월로 덮은 후 뚜껑을 덮어 냉장 보관하면 됩니다. 설탕과 키친타월이 마늘에서 생기는 수분을 흡수해, 마늘이 무르는 것을 막아줍니다.


통마늘은 마늘에 있는 수분을 먼저 말려야해요. 이렇게 해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거든요.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마늘을 펼친 후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건조하세요. 햇마늘은 일주일 정도, 건조된 마늘은 하루 정도 말리면 됩니다. 잘 말린 마늘은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세요. 냉장보관을 한다면 밀폐 용기에 신문지와 마늘을 차례대로 쌓은 후 뚜껑을 닫아 보관하세요.


마늘과 함께 먹기


마늘은 다양한 식재료와 찰떡궁합을 자랑해요. 대표적인 게 꿀이죠. 손발이 차고 피로한 경우 찐 마늘과 꿀을 섞어 먹으면 혈액 순환을 도와줘요. 또한 우유와 함께 조리하면 마늘 특유의 알싸한 냄새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식초도 마늘과 자주 쓰이는데요. 마늘장아찌나 피클이 대표적이죠. 식초가 마늘의 독성 성분을 제거하고 냄새를 없애주기 때문에 마늘을 더욱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요.




[COOKING]에서 찾았습니다.


마늘은 어느 집에나 냉장고 한 쪽에 자리하고 있는 식재료로, 한식부터 중식, 양식에 두루 쓰여요. 오늘은 한국만큼 마늘을 즐겨 먹는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요리 중 마늘이 요리의 맛을 더하는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1. 마늘로 돼지 냄새 잡은 매콤한 향라갈비



중국도 마늘을 즐겨 먹는 나라죠. 요리할 때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중식당 중심의 소태창 셰프님은 돼지고기 냄새를 제거할 때 마늘을 사용한다고 해요.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시다면, 향라갈비 레시피를 확인해 주세요. 냄새를 제거하기 까다로운 돼지갈비의 고소한 맛은 살리고, 향라 특유의 깊고 강한 향을 내는 향라갈비 맛의 한끗을 책임진 게 바로 마늘이거든요.




2. 마늘과 쫄깃한 고사리의 찰떡궁합, 고사리파스타



이탈리안 요리에도 마늘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특히 올리브 오일을 기본으로 한 파스타는 팬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린 후 마늘을 넣고 볶으면 올라오는 향이 입맛을 돋우는 포인트예요. 신혜원씨의 고사리파스타 역시 마늘로 파스타 특유의 향을 살려요. 여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리를 넣어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데, 맛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레시피를 보고 한번 따라 해보세요.




3. 마늘 풍미 가득, 양송이 초리소 타파스


스페인 사람들도 마늘을 무척 사랑하죠.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타파스에도 마늘이 자주 쓰여요.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보선 실장님의 양송이초리소 타파스처럼요. 양송이버섯에 스페인의 소시지 초리소와 화이트와인, 올리브오일, 그리고 마늘이 어우러져 감칠맛의 끝판이랄까요. 20분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니, 와인과 함께 준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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