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12 박애주의 빼고 '영끌' 아파트 통했다…'작은 아씨들' 원작 비교(출연. 강유정 평론가)

2022-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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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언니 | 인스타그램 (@sister_a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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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곳곳에 돈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흐른다. 그런 사회의 영혼은 어떤 모습일까?”(‘작은 아씨들’ 각본집)
가난과 돈에 관한 대사가 이렇게 많았던 드라마도 드뭅니다. 지난 10월 전국 11%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로 종영한 tvN 12부작 드라마 ‘작은 아씨들’ 각본집(플레인아카이브)이 지난 9일 출간됐습니다. 박찬욱 영화(‘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각본을 주로 써온 정서경 작가가 모성 신화를 비튼 ‘마더’(tvN, 2018)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드라마인데요. 19세기 미국 동명 소설 속 가난한 기독교 집안 자매들을 21세기 한국 무대로 옮겨와 재벌 비자금 700억원 횡령 사건의 주인공으로 그려냈죠.
“가난하게 컸니? 너무 잘 참아서.”
“내가 언니 등골을 빼면 나중에 어떻게 갚아? 언니는 이미 병신이 돼 있는데.”
“사랑은 돈으로 하는 거야.”
이런 극중 대사가 지금껏 회자됩니다.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정서경 작가는 “요즘은 어딜 가도 주식, 아파트, 코인 등 돈 이야기를 인사처럼 하더라. 젊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대놓고 말하게 된 사회 분위기엔 뭔가 있었다”고 돈의 시대정신을 주목한 이유를 밝혔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탈락한 이들의 현실을 불편할 만큼 생생하게 잘 그렸단 의미에서 “미친 드라마”라는 시청자 댓글도 나옵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종영 후에도 넷플릭스 TV 시리즈 중 최고 세계 7위에 오를 만큼 해외에도 화제였죠. 대만·인도네시아·일본 등 비영어권 넷플릭스 TV부문 9주 연속 톱10에 들었습니다. ‘돈’의 화두에 공감한 건 해외 시청자도 같았단 얘기죠.

1868년 소설에선 목사 아버지, 자선가 어머니에 순응했던 네 자매가 2022년 한국 드라마에선 어떻게 도박빚을 지고 필리핀에 도망간 아빠, 막내딸 수학여행비를 훔쳐 아빠를 따라간 엄마를 둔 세 자매가 됐을까요. 중앙일보 팟캐스트 J팟 ‘배우언니’가 대중문화 속 신화?고전의 뿌리를 분석해온 문화평론가 강유정(강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 154년 원작과 드라마 속 여성과 돈 이야기를 비교해봤습니다.

※ 주의. 드라마 ‘작은 아씨들’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궁금한 부분 찾아 듣기]
1:15 대중문화 속 동화?신화 사냥꾼, 강유정 문화평론가를 소개합니다
04:29 ‘오겜’ ‘기생충’도 있었다, ‘작은 아씨들’이 154년 전 미국 소설에 장착한 영리한 K패치
07:48 생계 유지하라면서 돈벌이는 금지? ‘판’ 뒤집은 원작자 루이자 메이 올콧 (연관 작품. 헨리크 입센 『인형의 집』)
13:16 ‘작은 아씨들’이 남긴 가난에 관한 어록 풀이 (연관 작품. 장류진 『달까지 가자』)
16:37 원작의 박애주의 결말, ‘영끌’ 아파트 현실로 대체된 이유는
18:42 네 자매에서 세 자매로, 트라우마의 유령
24:22 엄마?왕자 대신 아는 언니, ‘신데렐라 구두’ 신겨준 진화영(추자현) 캐릭터
25:52 왜 둘째 ‘조’ 아닌 K장녀 주인공 됐을까
28:56 ‘작은 아씨들’ 속 숨은 영감 찾기 (연관 작품. 동화 『빨간 구두』 『푸른 수염』,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31:17 각본가 정서경이 2022년 한국 사회에 쏘아올린 작은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