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5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왜 아이유를 아기 버리는 미혼모 역에 캐스팅했을까?

2022-06-25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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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언니 | 인스타그램 (@sister_a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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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가수, 작곡가인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2600만명을 포함해 엄청난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국보급으로 묘사된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이 지난달 칸국제영화제에서 초청작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공개 전날(25일) 보도한 기사 내용입니다. “지난 4월 칸영화제 라인업이 공개되자 트위터에선, 이지은의 칸 데뷔 소식에 기대감이 폭발했다”며 2008년 가수 데뷔 후 지금껏 아이유(29)의 활동을 상세히 다뤘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칸영화제를 찾은 주요 외신 중 아이유를 주목한 매체는 데드라인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브로커’가 아이유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보니, 아직 ‘영화배우’로서 아이유를 잘 몰랐던 탓이죠. 분위기가 달라진 건 26일 ‘브로커’ 공식 레드카펫 상영부터입니다. 다국적 팬들이 몰려와 피켓까지 들고 아이유를 외치는 풍경은 그에 관한 호기심을 일으켰죠. ‘브로커’ 상영 후엔 이런 리뷰가 나왔습니다. “K팝 가수 출신 배우 이지은은 진심으로 영화의 영혼을 연기하며 앙상블을 빛나는 길로 인도한다.” 미국 매체 어워즈워치의 영화 리뷰였죠.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둘러싼 여정을 그린 ‘브로커’에서 아이유가 연기한, 바로 그 아기 우성의 엄마이자 어린 미혼모 소영은 영화의 출발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 송강호가 사실상 우성을 납치하는 불법 입양 브로커 역할을 맡아 한국 최초 칸영화제 남자배우상을 받은 뒤로도, 아이유가 ‘브로커’에 관한 화제의 중심을 차지해온 것도 그런 이유가 한몫합니다.
‘브로커’는 칸영화제에서도, 한국 개봉(8일) 후에도 평가가 엇갈리는 영화입니다. 일본감독이 익숙지 않은 한국말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 인물들의 감정이나 고민이 충분히 와 닿지 않은 채 영화가 에피소드의 나열처럼 다가온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또 주인공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온정적으로 그린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소영은 여러모로문제적 캐릭터로 주목받습니다.
‘브로커’를 “아동 인신매매에 관한 이 한국말 작품은 투박한 애도와 투박한 성격으로 가득 찬 보기 드문 졸작”이라 혹평한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소영이 우성을 버리는 첫 장면부터 지적합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한밤중 베이비박스 시설로 간 소영은 안전장치를 갖춘 베이비박스 안쪽이 아닌 그 발치의 차갑게 젖은 돌바닥에 우성을 내려놓고 갑니다. 지켜보던 형사 수진(배두나)이 옮겨놓지 않았다면 우성은 그날 밤을 넘길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다음날 곧바로 아기를 되찾으러 온 소영의 행동은 그런 의미에서 이중적으로 느껴집니다.

또 소영은 책임지지 못할 아이를 왜 낳았느냐는 형사의 추궁에 “그럼 태어나기 전에 죽이는 게 죄가 더 가볍냐”고 대들 듯 묻죠. 아이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촬영 전 면담을 요청했을 정도로 부담이 컸던 대사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짧은 여정을 그리는 영화는 이처럼 생명과 탄생에 대해 충돌하는 여러 현실과 가치관을 “태어나줘서 고마워”란 말로 서둘러 봉합합니다.
“이 영화 여러 지점에서 낙태라는 주제가 떠오른다”는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그럼에도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아이들의 경험”이라며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브로커’를 옹호했죠. 하지만, 영화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아이유가 ‘브로커’에서 첫 엄마 역이자 미혼모 연기에 도전하는 것 이상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는 의미죠.
동시대 일본 영화계 최고 거장으로 불리는 고레에다 감독은 왜 이 어려운 역할에 아이유를 캐스팅했을까요. 올해 칸영화제 현지에서부터 ‘브로커’를 취재해온 중앙일보 팟캐스트 ‘배우언니’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 뒷이야기 짚어봤습니다.

[궁금한 부분 찾아듣기]
6:01 가수 아이유=배우 이지은, 활동명에 대한 아이유 입장
7:48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왜 미혼모 역에 아이유를 캐스팅했을까?
11:09 18년 전 ‘아무도 모른다’ 이후 고레에다 감독의 ‘변화’가 힌트
14:54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대사 아이유가 아니었다면…
16:00 고레에다 감독이 아이유에게서 영감 받은 딸기 우산 장면
18:26 아이유가 정리했다, ‘나의 아저씨’ 지안 VS ‘브로커’ 소영
19:28 소영의 건조한 자장가가 말해주는 것
20:10 아이유가 고레에다 감독 면담 요청하게 만든 그 대사
22:48 아이유에게 ‘엄마’란
24:17 다시 듣는 ‘브로커’ 칸영화제 공식 기자간담회 중 아이유 말말말[현장 녹음]
26:44 독보적 음원 1위 가수의 비결? 관찰과 공감력
32:51 아이유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부터 ‘최고다 이순신’까지
36:27 아이유와 영화 2편 찍은 김종관 감독이 발견한 것
38:06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드림’호 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