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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이 반한 그녀…'브로커 할까요?' 아이유 질문에 배두나 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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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두나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일본영화 '공기인형'(2010)에 이어 한국영화 '브로커'로 재회했다. 영화에서 불법 입양 브로커들을 뒤쫓는 형사로 분한 배두나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는, 감독님 특유의 인류애가 느껴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브로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폐막한 칸영화제에서 주연 송강호가 남자배우상을 받았다. [사진 CJ ENM]

배우 배두나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일본영화 '공기인형'(2010)에 이어 한국영화 '브로커'로 재회했다. 영화에서 불법 입양 브로커들을 뒤쫓는 형사로 분한 배두나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는, 감독님 특유의 인류애가 느껴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브로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폐막한 칸영화제에서 주연 송강호가 남자배우상을 받았다. [사진 CJ ENM]

“속보 뜨자마자 문자 드렸는데 답장은 없으셨….(웃음) 너무 축하를 많이 받으셔선지 제가 외국에 있어서 혹시 전달이 안된 것인지 모르지만, 너무 대단하죠. 저는 오빠(송강호)랑 한 네 작품(‘괴물’ ‘마약왕’ 등)을 같이 했잖아요. 가장 많이한 여배우라더군요. 스물한두 살 ‘복수는 나의 것’(2002)부터 옆에서 봐온 선배고, 얼마나 온 영혼을 다 바쳐서 영화를 한편 한편 만들어내시는지 봤으니까요.”

‘브로커’ 불법 입양 쫓는 형사 역 배두나 #고레에다 감독 ‘공기인형’ 후 13년만 재회 #주연작 ‘다음 소희’까지 칸영화제 2편 초청 #“칸 초청 때마다 미국 촬영으로 못 가 아쉬워”

배우 배두나(43)가 출연작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지난달 폐막한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남자 배우상을 받은 송강호에 대해 “제가 너무나 존경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라며 “제 일처럼 기쁘다”고 축하했다.

미국 영화 ‘레벨 문’ 촬영차 현지에 머물고 있는 배두나는 ‘브로커’ 개봉 당일(8일) 한국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그는 공식경쟁 부문의 ‘브로커’와 비평가주간 부문 폐막작에 선정된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등 형사 역을 맡은 영화 2편이 동시 초청됐지만, 촬영 일정상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칸 초청때마다 미국 촬영…불참 아쉬워" 

“‘브로커’는 제가 한국에서 제일 늦게 볼 것 같다”는 그는 두 영화 다 완성본을 아직 못 봤다고 했다. “일단 배우한테 촬영이 최우선”이라면서도 “이번 칸은 아쉬웠다. ‘브로커’ ‘다음 소희’가 같이 가서 저한테는 특별한 해였다. 많이 기뻤다. 근데 (칸 참석을 위한) 그 이틀이 안 되더라. 몇 년 전 칸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도 미국 작품 ‘센스8’을 찍느라 못 갔는데 또 못가게 됐다”고 했다.

몸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칸영화제 내내 배두나의 존재감은 컸다. 두 초청작 모두 기성세대로서 사회적 고민이 엿보이는 형사 캐릭터란 점도 돋보였다. ‘브로커’에선 아기 불법 매매 일당을 추적하는 여성청소년과 경찰 수진이 되어 생명의 귀함에 대한 영화 주제를 강조하는 역할을 했다. ‘다음 소희’에선 콜센터 현장실습 여고생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됐다.

어린 세대 지키려는 형사 역, 본모습 투영돼 

영화 '브로커'. 영화에서 불법 입양 브로커들을 뒤쫓는 형사로 분한 배두나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는, 감독님 특유의 인류애가 느껴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사진 CJ ENM

영화 '브로커'. 영화에서 불법 입양 브로커들을 뒤쫓는 형사로 분한 배두나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는, 감독님 특유의 인류애가 느껴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사진 CJ ENM

배두나는 정주리 감독과 가정학대 피해 아동 이야기를 그린 ‘도희야’에 이어 8년 만에 뭉쳤다. 고레에다 감독과도 일본 영화 ‘공기인형’ 주연 이후 13년 만의 재회다. 전 작품으로 배두나를 지켜본 감독들이 그를 떠올리며 직접 각본을 쓴 캐릭터란 것도 공통점이다. 배우이자 인간 ‘배두나’가 투영된 역할이냐고 묻자 배두나는 “투영이 많이 됐을거라 본다”고 했다. “저도 이제 기성세대가 되면서 젊은 사람들, 나보다 어린 사람들,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요즘 고르는 작품을 보면 의도한 건 아닌데 그런 쪽으로 많이 끌리고요.”
특히 그는 정주리 감독에 대해 “제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같다. 제가 안 고를 수 없게끔 쓴다. 제가 특히나 아동‧청소년 문제에 많이 분노하는데 그런 대본을 준다”고 했다. ‘브로커’에 대해선 영화사와 사전 인터뷰부터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인류애가 느껴지는 영화”라 전했다.

아이유 '브로커' 상담에 "무조건 해야죠" 문자 

영화 '브로커' 촬영 당시 현장에서 (왼쪽부터) 후배 형사 역의 이주영, 배두나, 미혼모 역할의 아이유(이지은) 모습이다. 사진 CJ ENM

영화 '브로커' 촬영 당시 현장에서 (왼쪽부터) 후배 형사 역의 이주영, 배두나, 미혼모 역할의 아이유(이지은) 모습이다. 사진 CJ ENM

단편 영화 ‘페르소나’(2019)로 호흡 맞춘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브로커’의 미혼모 역 제안을 상의해오자 “무조건 해야죠” 여섯 글자 문자로 답했다는 배두나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님이어서 선택한 마음이 가장 크다. 2016년 트리트먼트 한 장과 함께 구두로 제안을 주셨는데 감독님이 하는 건 한 장면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에 대해 고레에다 감독은 “배두나 배우의 연기가 마치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면서 “빈틈없고 버릴 게 없는 연기를 한다”고 했다.

패션모델로 출발한 배두나는 1999년 하이틴 드라마 ‘학교’(KBS2)의 방황하는 청춘, 영화 ‘링’ 한국판의 귀신 역할로 연기 데뷔해 도전을 거듭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한 ‘플란다스의 개’(2000), 천만영화 ‘괴물’(2006)을 비롯해 그간 출연한 영화가 20여편. 그중 7편이 일본의 이와이 슌지, 미국의 워쇼스키 자매 등 외국 감독 작품이다.

한국말 대본서 답 못 찾아…일본어 원본 줄임표서 힌트 

고레에다 감독과 두 번째로 함께한 ‘브로커’ 현장에선 그간 쌓은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배두나는 한국어 번역 전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쓴 일본어 대본을 유일하게 요청해 한국말 대본과 뉘앙스를 비교하며 연기했다. “한국어 대본에서 답을 잘 못 잡아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본어 원본을 요청했어요. 일본어 원본에선 있었어요,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적은) 말줄임표가. 뉘앙스가 번역 과정에서 우리나라식으로 맞게 바뀐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번역된) 부분에서 ‘어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전형적인 대사를 치지’ 생각될 때 일본어 대사를 보면서 ‘아 이런 뜻이 있었구나’ 알게 되니까 전형적으로 안 하게 되더군요. 외국어를 조금 할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되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K콘텐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전부터 독보적 개성으로 글로벌 무대를 공략해온 그다. 차기작으로 배우 김윤석과 촬영을 마친 ‘바이러스’ 외에 미국 영화 ‘레벨 문’이 기다린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 ‘300’ ‘저스티스 리그’ 등으로 유명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다. 그로선 또 새로운 도전이다. “20대를 지나면서 제 역할보다 작품을 보고 고르는 것 같아요. 어떤 작품 안에 내가 있고, 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게 됩니다.”

'브로커'의 형사에 대해 배두나는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낙태를 겪은 인물일 것이라고 전사를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CJ ENM]

'브로커'의 형사에 대해 배두나는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낙태를 겪은 인물일 것이라고 전사를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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