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에 충실한 엄마가 낫다” 정신과 의사 상식파괴 육아팁

  • 카드 발행 일시2024.05.16

두 엄마가 있습니다. 한 명은 새벽마다 아이 반찬을 만들고, 유치원 마치면 아이를 여러 기관에 데리고 다니며 이거 저거 가르쳐요. 다른 한 명은 반찬은 사서 먹이고 친구 만나느라 하원 시간도 종종 까먹고요. 누가 더 좋은 엄마 같은가요?

“좋은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전남 나주) 원장은 이렇게 되물었다. 누가 봐도 전자의 엄마가 더 좋은 엄마로 보인다. 하지만 윤 원장의 답은 달랐다. 그는 “완벽하고 도덕적인 엄마가 오히려 아이를 망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아이를 위해 과도하게 애쓰는 엄마는 무의식에 불안감·열등감·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아이를 잘 키우려면 엄마의 무의식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30년 차 정신과 의사인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엄마들의 심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15년 전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신분석 이론을 강의하다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이론을 추려 ‘엄마 심리학’ 강좌를 연 게 시작이었다. 강의 내용을 토대로 『엄마 심리 수업』 시리즈와  『강강술래학교』 같은 책도 냈다. 좋은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달 23일 강연차 서울을 찾은 그를 직접 만났다.

Intro. 엄마 무의식을 살펴야 하는 이유
Part 1. 아이는 엄마의 무의식을 먹고 자란다
Part 2. 완벽한 엄마보다 부족한 엄마가 낫다
Part 3. 훈육, 아이에게 초자아 심어주는 것

👨‍👩‍👧아이는 엄마의 무의식을 먹고 자란다

무의식은 ‘내가 모르고 있는 내 생각’이다. 누구나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민하고 계획해서 키운다지만, 양육자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이 아이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친다. 윤 원장은 “무의식이 아이를 키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까지 했다.

무의식이 대체 뭔가요?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가 처음 제시한 이론이에요. 인간의 정신은 의식·전(前)의식·무의식으로 돼 있어요. 의식은 지금 내가 보고 있고, 알고 있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이 기사, 이 문장을 읽고 있는 게 의식이죠. 전의식은 어제 먹은 저녁 메뉴처럼 지금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애써 노력하면 떠오르는 것이에요. 반면에 무의식은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고, 혼자 노력해서 찾아내기도 어렵죠. 전의식과 무의식을 합쳐 잠재의식이라고 합니다.
무의식이 왜 중요한가요?
친구를 사귀고, 직업을 선택하고, 결혼을 하는 것도 모두 무의식의 영향을 받은 결과거든요. 엄마의 무의식은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엄마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온도 차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제가 질문 하나 해볼게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