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때리면 그냥 맞아라” 우리가 몰랐던 ‘진짜 해병대’

  • 카드 발행 일시2024.05.13

대한민국 해병대원은 상륙훈련에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오르기 전 해병대 군가 여러 곡을 목이 터져라 부른다. 전의를 불태우면서 두려움을 놓는 의식이다. 왜 그래야만 할까.

2024년 4월 25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합동상륙훈련에서 해병대원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나와 돌격하고 있다. 상륙작전은 지옥불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군사작전이다. 연합뉴스

2024년 4월 25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합동상륙훈련에서 해병대원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나와 돌격하고 있다. 상륙작전은 지옥불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군사작전이다. 연합뉴스

상륙작전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군은 독일군의 포화 속에서 전진해야만 했다. 상륙 5분 만에 전체 198명 중 2명만 살아남은 중대도 있었다. 실제로 상륙작전은 지옥불 돌격과 다름없다.

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의 전략가인 손자(孫子)는 『손자병법』에서 아홉 종류의 지형(九地)을 늘어놓으면서 마지막에 사지(死地)를 언급했다. 말 그대로 ‘죽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 손자는 ‘사지에선 싸워야 한다(死地則戰)’고 강조했다.

해병대가 적진 깊숙이 상륙하는 바닷가는 사지다. 해병대의 뒤는 바다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배수의 진이 기본이다. 그리고 전방엔 모두 적이다. 적과 바다로 둘러싸였으니 사지에서 살아남으려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만 한다.

‘우리가 해병이다’는 여러 해병대 부대를 소개해 왔다. 각론도 좋지만, 해병대의 과거·현재·미래를 다룬 총론도 필요하다. 우선 해병대가 왜 유별난지부터 설명한다.

해병대가 기수를 따지는 이유

해병대는 원래 아군의 기반이 전무한 적 해안에 포화를 무릅쓰고 상륙하는 부대다. 기본적으로 불리한 전황을 가정해 작전을 세운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해병대만의 독특한 조직과 문화가 만들어졌다.

2022년 1월 20일 해병대 훈련병들이 경북 포항시 남구 해안에서 고무보트(IBS)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뉴스1

2022년 1월 20일 해병대 훈련병들이 경북 포항시 남구 해안에서 고무보트(IBS)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해병대 그 치명적 매력』 등 해병대에 대한 책을 여럿 쓴 김환기 작가는 해병대 문화를 이렇게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