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에 망한 강남 그 건물…‘텅빈 방’이 1000억 올려줬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3.07
재계 순위 25위 SM그룹이 강남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함종선 기자

재계 순위 25위 SM그룹이 강남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함종선 기자

서울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인 조선팰리스 강남 호텔에서 성수대교 방면으로 500m가량 가면 검은색 외벽의 16층 대형 건물이 눈에 띕니다. 자산 16조4620억원, 61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25위(2023년 공정위 기준) SM(삼라마이다스) 그룹의 강남사옥입니다.

대지 1074㎡에 16층, 연면적 1만4700㎡(용적률 926%)인 오피스 건물(업무시설)로 건설부동산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세는 1500억원 안팎입니다. 이 건물 인근(64m 거리)에서 가장 최근(2023년 6월)에 거래된 업무시설 건물의 실거래가(㎡당 1200만원)를 이 건물의 연면적에 대입하면 1764억원이라는 금액이 나오네요.

요즘 부동산경기가 침체해 있지만, 서울 오피스 시장은 완전히 딴 세상입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의 ‘실질 임대료’가 15.1% 올랐습니다. 서울 강남권역의 공실률도 0.7%에 그치고요. 자연스러운 사무실 이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공실이 없는 셈입니다.

이렇게 지금 SM그룹 강남사옥은 인기가 높고 미래가치도 큰 강남 한복판의 알짜배기 부동산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팔리지도 않고 건물을 쓸 수도 없어 수년 간 빈 채로 방치됐던 ‘애물단지’였습니다.

이 건물이 방치됐던 이유는 건물의 용도가 ‘호텔’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건물은 2004년 ‘호텔라미르’란 이름으로 건립됐고, 2015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만든 특별법(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특혜를 받아 증축(연면적 1267㎡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