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7월 2일 오후 보안사 서빙고 분실에 끌려간 지 46일 만에 청구동 집으로 돌아왔다. 보안사의 국방색 브리사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집 앞 골목으로 들어섰다.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100명도 넘는 기자들이 골목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니 아내와 아들 진, 딸 예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맞아줬다.
그날부터 집 앞에는 경찰 초소가 세워져 주야 24시간 나와 가족뿐 아니라 모든 출입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골목 양쪽 끝에도 보안사 요원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잠복하고 있었다. 사실상 가택연금, 칩거생활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