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은 가짜” 전두환의 숙청…‘괴물 미사일’ 현무 늦어진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4.01.18

1978년 9월 16일 여덟 차례에 걸친 백곰의 비행시험이 모두 끝나고 같은 해 9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을 참관 하에 공개 시사회를 열기로 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창설된 지 8년, 박 대통령의 첫 미사일 개발 지시가 있은 지 7년, 대전기계창이 준공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시 미국도 10년이 걸렸다는 미사일 개발을 우리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 지 겨우 2년, 탐색 단계까지 포함해도 길게 잡아 7년 만에 끝낸 것이었다.

1978년 9월 26일 시험발사 때 백곰의 설명을 듣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사진 대통령기록관

1978년 9월 26일 시험발사 때 백곰의 설명을 듣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사진 대통령기록관

“백곰아 어디 있니?”

1978년 9월 25일, 백곰의 공개 시사회를 하루 앞두고 안흥시험장에선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튿날 열릴 공개 시사회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3군 참모총장은 물론 정부와 국회의 주요 인사들, 그리고 내외신 기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런 귀빈들을 모시기 위해 ADD는 통제센터 옥상에 별도의 참관대를 설치했다. 귀빈들이 백곰의 발사 장면을 좀 더 똑똑히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야외에 참관대를 설치하다 보니 안전문제를 고려해야 했다. 발사장과 참관대 사이가 고작 1.2㎞에 불과했던 것이다. 참관대를 옮기기 어려우므로 발사장을 조금 더 떨어진 지점으로 옮기기로 했고, 이 발사장 이동 공사를 완료한 것이 9월 22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