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평가 잘 줄테니 과자 사줘요” 33년 교사도 때려치게 한 말

  • 카드 발행 일시2023.12.19

지난해 학교를 떠난 교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올 4월 기준) 퇴직한 초·중·고 교원은 1만1900명으로, 2005년(4544명)과 비교하면 2.6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근속했지만, 정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둔 명예퇴직자는 같은 기간 7배 넘게 늘었다. 가장 놀라운 건 5년 미만 경력 교사들의 퇴직이다. 최근 2년 사이 2배(303명→589명)가량 늘었다. 궁금했다. 교사들은 왜 평생직장, 명예직인 교직을 포기하는 걸까? 교사였던 이들은 학교 밖에서 무엇을 찾았을까? 스스로 학교를 관둔 교사들을 찾아간 건 그래서였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학교를 떠나자 묶여 있던 손발이 풀렸어요. 그러자 비로소 ‘선생’ 아닌 ‘선생님’이 됐어요.

hello! Parents가 만난 4명의 퇴직 교사는 학교를 관둔 소회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교직 경력이 7년에서 최대 33년에 이르는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가르치는 일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 학원을 차렸다”는 교사도 있고, “살고 싶어서 떠났다”고 말하는 교사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학교를 나온 뒤에야 비로소 가르칠 수 있게 됐다”는 데 입을 모았다.

4명의 교사는 학교를 떠났지만, 여전히 ‘교사’라는 정체성을 갖고 살고 있었다. 누군가의 성장을 도우면서 말이다. 하지만 “학교로 돌아갈 일은 추호도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들은 왜 학교를 떠났을까? 학교 안과 밖은 어떻게 달랐을까? 솔직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 학원 차린 교사 “이제야 마음껏 가르친다” 

초등 대상 논술학원을 차린 오소라(33)씨는 새벽 4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의 토론 주제, 읽을거리를 찾다 보면 날이 밝는다. 오전에는 글을 첨삭한다. 마흔 명 남짓한 아이들의 글을 한장 한장 사진으로 찍어두는데, 시간이 꽤 든다. 번거롭지만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