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BBC의 홈페이지를 보다 눈이 휘둥그레졌답니다. 영국 컴브리아주(州)에 사는 83세 여성이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환호했다는 기사였죠. 영상을 보니 보행기에 의지해 걷던 백발 할머니가 타자마자 생기발랄해지더라고요.
바로 “아, 회춘하셨네!” 하는 혼잣말이 튀어나왔죠. 그래서 소셜미디어(SNS)에 ‘Harley-Davidson’ ‘grandma’를 검색해 보니 “죽기 전 꼭 한번 타보고 싶다”는 80~90대, 심지어 104세 할머니도 찾을 수 있었어요.
제 기억 속 할리데이비슨은 영화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1991)에서 왕년의 근육질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탔던 그 모터사이클, 뭐 이 정도였어요. 키 크고 우람한 사람에 어울릴 법한 탈 것, 특히 중년 남성이 꿈꾸는 로망 말이죠.
그런데 할머니의 로망이라니! 도대체 어떤 매력인지 궁금했어요. 알고 보니 맥도날드·코카콜라와 함께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로 꼽히더군요. 혼다 등 일본의 도전을 이겨낸 역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에서 휘말린 스토리 등 흥미진진한 얘깃거리가 많더라고요.
그래도 할리데이비슨만의 매력이 뭔지는 아리송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속 마니아들이 주장하더군요.
“심장을 울린다. 안 타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탄 사람은 없다.”
아, 그래? 그래서 제가 한번 타봤습니다.